[한스경제=전근홍 기자] 자동차 보험 공동인수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급증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이 올 여름 살인적인 무더위로인해 차량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자 공동인수 제도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인수는 차량 사고가 많은 운전자의 자동차 보험 가입을 각 손해보험업계가 공동으로 인수하여 특별 할증 등으로 보험료가 일반 운전에 2배 이상이다. 자연스레 보장되는 범위도 좁다.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 아니다. 

손보사들이 발빠르게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최근 계절성 기후변화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올해 보단 덜 했던 폭염에도 자동차 사고가 전년동기대비 크게 늘어 보험금 지급액(손해율)이 크게 늘었다. 역시 지난해 겨울철에는 몇십년만에 찾아 온 추운날씨로 손해율이 늘었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매섭던 한파와 폭염으로 손해율이 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여름 빠른 대응을 취하고 있다. 무더위로 인해 차량사고가 올 하반기에 사상 최대치로 집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14일 보험개발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공동인수 건수는 28만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동인수(31만7000건) 건수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누적건수임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수치다.

구체적으로 자동차보험 공동인수 건수는 ▲2013년 4만7000건 ▲2014년 9만건 ▲2015년 25만3000건 ▲2016년 47만5000건 등으로 연평균 2배 이상 증가해왔다. 손해율을 고려한 손보사들이 단 한건의 사고 경력이 있더라도 자동차 보험가입을 거절 했던 탓이다.

지난해는 보험료 인상과 차량 렌트비 현실화, 경미 손상 수리비 지급기준 신설 등 제도개선 효과를 보며 손해율이 안정화됐다. 따라서 전년대비 33% 감소한 31만7000건으로 축소됐다.

이와 함께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을 보면 ▲2013년 -7981억원 ▲2014년 -1조1017억원 ▲2015년 –1조1011억원 ▲2016년 –341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다, 지난해 266억원으로 이익을 냈다. 하지만 1년 만인 올 1분기 –483억원 적자로 되돌아섰다.

보험업계에선 강설·한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높아진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손보사 별로 의무가입인 자동차 보험 점유율 경쟁 격화로 보험료 인하 경쟁에 나서면서 영업이익의 손실이 이어져와 자연스레 공동인수 건수도 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평했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살인적인 무더위로 에어컨을 켜고 운전을 하거나 장시간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당연히 자동차 사고는 늘 수밖에 없고 올해 상반기를 지나 공동인수 건수에 대한 통계가 집계되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보험의 순기능이 예측불허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한 재해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 같은 손보사들의 할증 정책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보험사들이 보다 나은 상품 개발로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손해율을 줄이기 위해 혈안이 된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어떻게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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