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부 아살루에에 위치한 석유 공장./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현준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지난 7일 약 2년 7개월 만에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재개했다. 이에 대응해 이란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아시아 지역에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란 석유부 관계자는 1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격 할인은 모든 석유 수출국이 제공하는 국제시장의 본질적 성격의 일부”라며 이같이 밝혔다.

IRNA통신은 석유가격 할인율과 수출 대상 국가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도 이란 국영석유회사 NIOC가 오는 9월부터 아시아 시장에 판매할 석유 가격을 14년 만에 최저치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2015년 서방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와 독일을 포함)과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 행동 계획)을 체결했다. 이란이 15년 동안 핵무기 개발을 중지하고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으면서 단계적으로 비핵화 조치에 들어가면 경제제재를 풀어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2030년이면 협정 효력이 다해 핵무기 개발을 막을 수 없으며, 탄도미사일 폐기 등의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는 우려로 지난 5월 협정을 파기했다.

또 이란이 협정 이후에도 비밀리에 핵 개발을 지속해왔다는 이유로 지난 7일부터는 자동차 및 금·귀금속 거래 등에 대한 교역 제한 제재를 가했다. 오는 11월엔 이란의 석유 및 금융 부문을 놓고 제재를 실행할 예정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추가 제재를 취할 경우 이란의 하루 석유 판매량이 현재 230만배럴에서 70만배럴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이 대대적인 석유 할인 판매를 예고한 이유는 제재에 따른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AFP 통신은 주요 신흥경제국인 중국과 인도는 미국의 제재에도 이란산 석유를 계속 수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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