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CJ CGV(CGV)가 2분기 실적 부진과 터키발 리라화 폭락 영향으로 지난 13일 급락했다. 국내외 사업 실적이 동반 악화됐고 터키의 경제 불안으로 리라화 가치 폭락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터키의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CGV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GV는 터키 리라화가 폭락한 13일 하루 만에 전일 대비 10.29% 떨어졌다. 이에 이날 소폭 상승에도 불구하고 월초 대비 하락 폭을 만회하진 못했다. CGV는 지난 1일 종가 6만1200원 대비 14일 종가기준 10.13% 하락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GV는 지난 13일 10%대 하락으로 인해  반대 매수세력이 몰리며 1800원(3.38%)오른 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월초대비 10%대 하락을 만회하진 못했다.      

 주가 하락원인...터키발 악재 때문일까 

CJ CGV는 지난 8일 2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이 4048억원, 영업이익이 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3826억원) 대비 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31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2분기 매출액은 8.25%, 영업이익은 98.61%나 하락했다.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였던 매출액 4251억원과 영업이익 119억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2분기 실적이 부진한 데는 베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베트남법인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3.8% 증가했다. 티켓 프로모션이 정상화되고 포디플렉스(4DX)·아이맥스(IMAX) 영화들이 잇달아 흥행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국내 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214억원,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CGV아이파크몰 리뉴얼로 인한 90억원 영업손실의 기저효과로 적자 폭이 개선됐으나 흑자 전환을 이뤄내진 못했다. 티켓 가격 인상에도 물가가 상승하고 직영점이 지난해보다 7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법인은 지난 4~5월 영화 검열·개봉을 담당하는 광전총국이 공산당 산하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영화 개봉이 연기돼 박스오피스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한 118억위안, 티켓 매출액도 3억3000만위안으로 같은 기간 9% 줄었다. 

터키법인 역시 정치·경제 혼란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앞서 CGV는 2016년 터키 최대 극장 사업자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그룹을 2000억원에 인수해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정치 불안에 영화 개봉이 연기돼 전국 박스오피스 매출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리라화 가치가 폭락해 실적이 축소됐다. 터키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감소한 31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 터키 리스크 속 3분기 실적 전망은

전문가들은 터키 정세 불안이 지속될 경우 3분기 역시 예년에 비해 좋은 실적을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리라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실제 리라화 기준 2분기 터키법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으나 원화 환전 시 매출액 감소 폭이 27.3%로 증가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이슬람국가의 종교행사 기간인 라마단이 있어 터키시장 최대 비수기인데다 리라화가 현재 시세에서 안정되더라도 지난해 동기보다 하락할 것”이라며 “성수기인 4분기가 돼야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CGV 전체 매출에서 터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장기적 하락 추세 전환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각에선 터키 리스크로 주가 하락이 발생했다는 분석조차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터키 영업이익 비중이 12%였고 올해는 14%로 전망되는데 2분기 말 대비 30% 하락한 환율을 연말까지 적용하면 영업이익 감소는 6% 정도”라며 “금융비용 역시 평가손실이지 본질가치 훼손이 아니므로 주가가 과도하게 움직였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터키법인은 CGV 연결법인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법인”이라며 “현재 터키 인당 연평균 영화 관람 횟수가 0.9회에 불과해 향후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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