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환전 증가, 여행객 늘어나 발생한 일시적 현상일 뿐”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미국의 관세폭탄에 따른 터키 화폐 리라화 가치가 곤두박질하면서 터키 여행을 위해 리라화를 미리 환전해 두어야 하는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쌀 때 사두자’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지난 주 달러대비 리라화 가치는 20% 넘게 폭락했고, 세계 외환 시장에서 터키 리라화 환율은 13일 사상 최고치인 달러당 7.24리라를 찍었다가 14일 6.7리라대로 떨어졌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13일 기준 리라화 가치는 80% 넘게 폭락했다. 환율 상승은 통화가치 하락을 뜻한다.

리라화 급락에 대한 반작용으로 ‘리라화 환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은행 관계자들은 “7월과 8월 여행객 수요로 늘어나는 것일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14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세계 각국 화폐 전시물 앞. 이날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전날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후 소폭 반등했다. 사진=김서연기자 brainysy@sporbiz.co.kr

인천국제공항 은행 영업점들에 따르면 현재 리라화는 공항 영업점, 환전소마다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리라화 충격’ 때문이 아니고, 원래 희소통화여서 물량이 없는데 여름철 휴가 수요가 겹쳤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인천국제공항 영업점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리라화 물량이 많이 없다”면서 “전화상으로 ‘얼마까지 (리라화 환전을) 해줄 수 있냐’는 고객분들이 계신데 공급이 잘 안 되다보니까 이 자체가 아예 안 되고 보통 20만~30만원 사이 아주 소액으로 (환전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마저도 물량이 계속 확보가 안 돼서 며칠 사이로 실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만큼 환전을 못해드릴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인천국제공항 영업점 관계자 역시 “리라화는 찾으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원체 (은행) 보유량이 적은 통화”라고 설명했다. 리라화 환전액이 6월 말보다는 7월 말이 소폭 증가했고 8월 14일 오전 기준으로는 7월 한달치에 이미 다가서긴 했지만 단순한 ‘여행 수요’라는 분석이다. 7월 한달간 리라화 환전액은 15만 리라인데 14일 오전 기준 환전액은 14만 리라를 넘어섰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8월 리라화 환전액은 7월 대비 2배가 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통상 여행 수요로 (환전액이) 7월보다는 8월이 높았고, 리라화 역시 달러화·엔화·유로화처럼 휴가 기간에 수요가 는다”며 “리라화 사태를 감안해도 확 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0만 리라라고 해봤자 원화로 환산하면 16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며 “(환전액만 보고서는) 사재기 수요가 있다거나 환테크로는 설명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13일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전광판에 터키화 환율이 표시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리라화를 통한 환테크에 대해서 관계자들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환테크는 환율을 이용해 돈을 버는 재테크를 말한다. 외화를 싸게 사서 나중에 비싸게 팔아 환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때 달러를 샀다가 1100원일 때 이를 되팔아 10%의 이익을 남기는 식이다.

신한은행 인천국제공항 영업점 관계자는 “단순히 정상적으로 형성돼 있던 환율보다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고 해서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당연히 환테크 차원으로 매입을 할 수는 있겠다”면서도 “사실상 가격 폭락이 다시 정상화 시점으로 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지금처럼 폭락한 통화를 가지고 자산운용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인천국제공항 영업점 관계자도 “일시적인 문제라면 (환테크가) 의미가 있겠지만 지금 변동이 너무 크고 당장 회복될 것 같지 않으니 고객들도 관망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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