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붕괴로 26명의 사망자를 낸 이탈리아 모란디 다리 현장./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현준 기자]이탈리아의 한 고속도로에서 갑작스레 다리가 붕괴되어 최소 26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참사가 발생한 모란디 다리는 불과 2년 전에 보수공사가 진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실공사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외신들은 14일(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서북부 리구리아 주 제네바 지역의 고속도로에서 ‘모란디 다리’라 불리는 교량이 붕괴돼 최소 26명이 숨지고, 15명의 중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현지 ANSA 통신은 소방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 수가 더 늘어 총 35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중 9명이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번에 붕괴된 모란디 다리는 프랑스까지 이어지는 A10 고속도로와 이탈리아의 밀라노로 향하는 A7 고속도로를 연결한 다리로 1968년에 완공됐다. 모란디 다리는 제노바를 포함한 이탈리아 북부 도시와 리구리아 해변을 연결하는 분기점에 있어 통행량이 많은 곳이다.

현재 휴가철이 한창인 데다 다음날이 이탈리아 공휴일인 ‘성모승천대축일’이어서 모란디 다리에 차량 통행량이 급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붕괴 당시 다리 위에 있던 승용차와 트럭 등 약 35대의 차량이 한꺼번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너진 교량 밑 인근에는 주택과 공장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다행히 다리 잔해가 건물들을 덮치지 않았다.

현재 이탈리아 당국은 소방대원과 구조대원 300여 명을 투입해 구조 및 수색에 나섰다. 밤샘 구조작업으로 생존자 7명을 구조했지만, 잔해더미가 뒤엉켜 있어 구조 작업이 더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교량 위에 있었던 운전자 알레산드로 메그나는 현지 매체인 RAI 라디오를 통해 “갑자기 다리가 위에 있던 차량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며 “정말 종말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고,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모란디 다리는 노후화에 따라 2016년 보수 작업을 진행했는데 불과 2년 만에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부실공사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 당시 부터 구조적 결함을 지녔다는 의견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제노바 대학의 안토니오 브렌치크 교수는 2016년에 이미 모란디 다리의 디자인에 관해 “공학기술의 실패”라며 “당장 교체하지 않으면 유지 비용이 더 들 것”이라 경고했다.

현장을 찾은 다닐로 토니넬리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참사”라며 “인재로 확인될 경우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60년대 건설된 많은 다리와 사장교에 충분한 보수와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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