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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양인정 기자] 금감원이 여러 곳에 동시에 빚이 있는 다중채무자의 대출 부실화 현상을 모형화해 국제회의에서 발표했다. 

금감원은 14일 필리핀 마닐에서 개최된 '아시아 지역 내 감독 및 금융 안정망 강화'을 위한 아시아개발은행(ADB) 워크숍에서 거시건전성 스트레이트 테스트 모형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이날 여러 금융권역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은 채무자가 부도로 한 권역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다른 권역의 대출 부실로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현상을 시뮬레이션으로 모형화해 발표했다.

가계부채의 약한 고리인 다중채무자의 비은행권 대출이 연체 등으로 부실해지면 시간을 두고 은행권 대출 부실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은행이 예상범위를 초과하는 손실을 경험하게 된다는 게 워크샾의 주요 내용이다. 2017년 6월말 기준 국내 은행 거래 차주 1110만명 중 은행, 비은행을 동시 거래중인 다중채무자는 380만명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심각한 경제, 금융위기 상황을 가정하고 금융 안정성을 계량 평가하는 리스크관리 기법으로 소개됐다.

필리핀 중앙은행 측은 "개발도상국은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아 외부 경제·금융 충격 발생 시 경기 침체의 주요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 금감원의 방법론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이 아태지역 개도국의 금융 안정을 위해 선진화된 금융감독 기법 전수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ADB와 금융감독 발전을 위한 협력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활발한 국제교류가 예상된다"며 "거시건전성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 고도화를 통해 모형의 글로벌 신뢰성을 높여 나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IMF 발표에서는 부도 시계열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짧은 비은행 권역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방법론을 소개해 데이터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인상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아태지역 금융감독당국 및 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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