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중국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고 휘청이던 유통업계가 부활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면세점의 경우 따이공(보따리상)과 동남아 관광객 유입 등에 힘입어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신라면세점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5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비 1995% 증가한 수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분기 사드 보복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2조7009억원을 올렸고, 이 가운데 국내 매출은 2조60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국내점의 온·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와 인천국제공 임대료 절감, 해외점의 안정적인 운영 등이 긍정적인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시내면세점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은 50% 신장했다.

롯데면세점뿐 아니라 신라면세점은 매출 2조699억원, 영업이익 1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5%, 347.6% 증가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실적 개선과 홍콩 첵랍콕 공항 등 해외사업이 본격 가동되면서 안정적 사업 구조를 구축한 덕이다. 게다가 인천공항 제2터미널 실적까지 쌓으며 규모의 경제 실현,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관광객. /연합뉴스

신세계면세점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매출 7057억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88.3% 늘었다. 영업이익은 458억원을 올려 지난해 54억원 적자에서 큰 폭으로 신장했다.

면세점 빅3가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은 주요 고객이던 ‘유커’의 자리를 ‘따이공’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드 보복 해빙 무드’도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실제 이 같은 식품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리온은 신제품 판매 호조와 중국 시장 회복에 힘입어 올 상반기 영업이익 1332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120.4% 이상 성장했다. 매출액은 15.6% 증가한 9400억원이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 3월 출시된 신제품 ‘꼬북칩(사진)’이 5개월여 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봉, 누적 매출액 500억원을 넘어서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오리온 중국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현지화 기준 3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90억원 적자에서 올해는 59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꼬북칩(중국 제품명 랑리거랑) 등의 신제품 인기가 핵심요인이다. 2조원이 넘는 손실로 작년 9월 철수를 결정한 현지 롯데마트와 비교하면 사드 보복이 점차 풀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오리온 주요 제품. /오리온

그러나 여전히 유커가 유입되지 않아 본격적인 시장 활성화까지는 고공 실적까지는 시일이 걸리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겉으로 보면 사드 해빙 무드에 따른 실적 회복으로 보이지만, 실제 사정은 그렇지 않다”며 “따이공은 개인이 대량구매해 현지인들에게 판매하는 구조라 회사 측에서는 수수료, 할인 등 관련 비용이 더 발생해 매출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나오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필요한 것은 크루즈나 전세기로 들어오는 유커”이라며 “정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주길 바라”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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