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여름 성수기를 타고 날아올랐어야 할 저비용항공사(LCC)들이 2분기 실적 부진에 추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 대장주’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3만9450원, 2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지난 1일 대비 주가가 8% 하락했다. 

또 티웨이항공은 이날 1만600원에 마감하며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인 지난 1일 종가 1만1550원보다 8% 가량 내렸다.

2분기 실적 악화에 주가 내리막

저비용항공사들은 일제히 2분기 ‘어닝 쇼크’를 발표하며 주가 하락세를 보여왔다. 제주항공은 지난 7일 2분기 잠정 매출액이 2823억원, 영업이익이 11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2280억원) 대비 24.2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162억원)보다 26.47%나 줄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였던 2784억원, 160억원을 밑돌았다. 

진에어 또한 지난 4일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진에어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1912억원) 대비 18.4% 늘어난 226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5억원)보다 50% 감소했고 시장 기대치(134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티웨이항공 역시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4일 2분기 매출 1624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256억원)보다 29.2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50억원)은 67.3% 감소했다. 

유가·환율 직격탄 맞은 2분기

무엇보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늘어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이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2분기 평균 유가는 67.91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8.25달러) 비해 40.75% 올랐다. 유류할증료를 인상해 유가 상승분을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유가 상승 시점과 항공유 구매 시점, 유류할증료 부과 시점이 달라 유류할증료로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을 상쇄하기가 어려워진다. 

또 2분기 중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의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사들은 항공유와 항공기 임차료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 원·달러 환율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기도 한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원화 강세로 항공사들의 수혜가 예상됐으나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달러 대비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원화 약세 현상이 이어질 경우 해외여행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높다. 

진에어의 경우 지난해 9월 인천-괌 항공편의 안전규정 위반으로 국토교통부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60억원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돼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더불어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등기이사로 불법 재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너 리스크에 따른 면허취소 우려까지 받고 있다. 

하반기엔 주가 날아오를 수 있을까

특히 유가나 환율 등은 저비용항공사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문제로 당분간 ‘LCC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하반기 저비용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7~9월에 여행 수요가 몰려있어 하반기 여객 수요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7월부터 유류할증료가 인상돼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하반기에 내국인 출국 수요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또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유가 상승분을 전가하면 3분기에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지난해에는 여름 성수기 외에도 5월과 10월에 장거리 여행을 갈 수 있었지만 올해는 7~8월과 추석이 있는 9월에만 장거리 여행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2분기 실적은 부진하고 3분기에는 호실적이 나타날 수 있다”며 “2분기 대비 유류할증료 부과 단계가 높아진 점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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