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백서 공개 기간 지났지만 '감감무소식'
경찰, 전·현직 임원 상대로 참고인 조사 진행...대부분 '혐의 부인'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하는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홈페이지 폐쇄 이후 잠적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사진=싱가포르 신일그룹 홈페이지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號)를 내세운 투자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신일그룹의 잠적설이 퍼지고 있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발행하는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의 백서(White Paper) 공개 기간이 이미 지나버린 가운데 백서는 커녕 홈페이지 접속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당초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8월 6일부터 15일 사이에 신일골드코인 백서를 전 세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서 공개 기간이 지난 16일 현재 신일골드코인의 백서는 어느 곳에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백서와 함께 제공될 예정이던 신일골드코인 전용 개인 지갑 역시 아직까지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8일자로 신일그룹과 관련된 모든 홈페이지는 폐쇄된 상태다. 이날 현재 신일골드코인 정보를 제공하던 싱가포르 신일그룹 홈페이지(http://www.shinilgoldcoin.com)와 이들이 운영하던 신일 국제 거래소 홈페이지(http://donskoi.kr)는 기존에 연결되던 도메인으로 접속해도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는 안내문만 뜨고 있다.

사이트 폐쇄에 대해 경찰은 “신일그룹 투자사기 사건 관련 서버관리업체를 수색하던 중 신일 국제 거래소 홈페이지도 같은 업체에서 관리한 것을 확인했다”며 신일그룹 서버와 가상화폐 거래소 서버를 동시에 폐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일골드코인 측은 “싱가포르 신일그룹 신일골드코인의 해외 상장을 위해 7일부터 해외로 서버 이전을 시작했다”며 “백서와 신일골드코인 상장 절차는 9월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사이트 폐쇄에 대해 싱가포르 신일그룹 측은 해외 상장을 위해 해외로 서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사진=싱가포르 신일그룹 SNS

◆ 싱가포르 신일그룹, 사이트 폐쇄와 함께 잠적했나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선 신일그룹 ‘잠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일그룹 관련 홈페이지가 모두 폐쇄조치된 데다 사이트에 안내돼있던 전화번호, SNS 아이디 등 어떠한 경로로도 연결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업무 추진이 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신일골드코인에 300만원을 투자했다는 A씨는 “투자금을 환불하려고 전화 연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벌써 열흘 넘게 통화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SNS로 대화를 시도해도 읽기만 할 뿐 답장이 전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기존에 대량의 투자금을 넣은 본부장, 팀장, 센터장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신일그룹은 신일골드코인 투자금과 매출에 따라 본부장, 팀장, 센터장, 자문위원 등의 직함을 내렸다. ▲본부장(500만원구매, 매출 3천만원이상), ▲팀장(300만원구매, 매출 2천만원이상), ▲센터장 및 자문위원(200만원구매, 매출 1천만원이상)의 신청 자격은 본인 투자금과 매출에 따라 결정됐다.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할수록 더 높은 직급을 부여받는 일종의 ‘다단계’와 같았다.

싱가포르 신일그룹 공지를 작성하던 송명호 회장에 대해서도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사진=싱가포르 신일그룹 

◆ 신일그룹 송 회장도 허구인물?

신일골드코인 발행을 맡은 싱가포르 신일그룹 송명호 회장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지난달 15일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인근 해역에서 발견했다고 주장한 신일그룹의 다른 법인이다. 신일그룹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유지범 전 회장은 사기 의혹이 불거지자 송 회장으로 대표를 변경했다.

그런데 새로 대표직에 오른 송 회장이 유 전 회장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거나 이름만 빌린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 전 회장은 유 전 회장의 지인이었을 뿐 실제 가상화폐 업무에 관여한 일도 없으며 싱가포르 신일그룹이나 거래소 운영을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을 추적 중인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송 회장은 싱가포르 신일그룹 회장이 아닌 유 전 회장에 투자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신일그룹 전·현직 임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신일그룹 류상미 전 대표와 최용석 전 대표, 신일 국제거래소 사내이사 허 모씨 등을 13일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들은 신일그룹과 돈스코이 국제거래소, 싱가포르 신일그룹의 관련성을 대부분 부인했다”며 “투자금 편취 혐의와 사기 의혹에 대해서도 변명조로 일관했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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