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주지훈은 올해 영화계에서 가장 큰 수확을 거둔 배우 중 한 명이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를 통해 ‘쌍천만 배우’가 됐고 최근 개봉작 ‘공작’역시 개봉 8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주지훈은 극 중 북한군인 정무택 역을 맡아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주며 극의 완급을 조절했다. 여름 한국영화 개봉작 중 가장 뜨겁게 흥행 중인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으로 관객을 만나는 중인 주지훈은 “‘신과함께’한 ‘공작’을 많이 봐 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 ‘신과함께-인과 연’에 이어 ‘공작’으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극장가 최고 성수기인 여름 시장 두 편의 영화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는데.

“부담과 영광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다행히 두 작품의 제작진이 모두 친해서 서로 응원했다. 한국 관객들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나. 두 작품 다 봐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과함께2’와 ‘공작’ 포스터가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을 보니 스스로 ‘열심히 살았구나’ 싶었다.”

- ‘신과함께2’와 ‘공작’에서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고.

“그냥 재롱을 부렸을 뿐이다. 선배들도 그냥 내가 열심히 떠드니까 그렇게 얘기해 준 것 같다. 힘든 상황에서도 힘들다고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으려고 하는 타입이다. 삶이란 게 다 그렇지 않나. 그리고 현장에서 내가 막내니까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황정민 이성민 등 선배 배우들을 보며 주눅 들지 않았나.

“내가 어렸을 때부터 TV나 영화관에서 보던 사람들 아닌가. 그들의 작품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실제로 만났을 때는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했다. 누군가에 대한 존경심을 품고 있으면 긴장하지 않나. 그래서 일부러 술을 엄청 마시고 감각을 마비시켰다. 술에 취하니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풀렸고 자연스럽게 애교까지 부리게 됐다. (웃음)”

-윤종빈 감독이 ‘구강액션’이라고 했듯이 ‘공작’에는 대사가 참 많다.

“대사를 아무리 외워도 까먹어 스트레스를 받았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공작’ 특유의 긴장감을 유지하되 들숨날숨을 제어하며 말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용기를 내서 선배들에게 물어보니 다 똑같이 힘들다고 하더라.”

-북한군인 정무택을 연기한 소감은.

“나도 군대를 다녀왔지만 외부 행사의 모습과 실제 모습은 다르다. 군인으로서 직업을 가진 사람과 한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표현하려 했다. 할아버지가 실향민인지라 북한 사람에 대한 선입견도 없었다. 사상과 체제의 피해자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 ‘신과함께’ 해원맥과 묘하게 닮은 캐릭터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게다가 개봉도 한 주 차니까 관객들도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본다. 해원맥의 까부는 성격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극의 긴장을 더하는 캐릭터가 정무택이라고 생각한다.”

-정무택은 비중이 많지 않은데 불만은 없었나.

“막상 해보니까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더 좋은 선배와 감독들을 만나며 배우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내 역할보다도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전체적인 메시지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전보다 여유로운 모습인데 삶의 방향이 달라진 게 있다면.

“개인적인 일상은 긍정적으로 사는 편이지만 스스로에게는 박한 편이었던 것 같다. ‘궁’을 찍을 당시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난 왜 이것밖에 못할까?’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괴롭혔다. 지난 10년의 세월을 돌이켜봤는데 워낙 굴곡진 삶을 살다보니 즐거운 날을 만끽하지 못한 것 같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나 자신을 따뜻하게 대하려고 한다.”

- ‘신과함께’ 시리즈와 ‘공작’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모두 영화라는 작업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린 작품이다. 배우로서 좀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눈을 준 것 같다. ‘신과함께’ 시리즈가 즐거움을 준다면 ‘공작’과 같은 사회고발적인 작품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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