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서연 기자]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전월세보증금 대출상품을 출시한지 반년 사이 4000억원이 넘는 대출약정액을 기록했다. 주말과 공휴일에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다는 점, 은행권 최저 수준의 낮은 금리를 무기로 자리를 잡았다.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전·월세 보증금의 최고 80%, 최대 2억2200만원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19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1월 23일 1000억원 한정 판매로 내놓은 전월세보증금 대출 약정액이 7월 말 기준 43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별 약정액 평균 증가 규모는 약 720억원으로 카카오뱅크의 특성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카카오뱅크 전월세보증금 대출 평균 취급 금리. 사진=카카오뱅크

주말에도 대출 가능·중도상환 수수료 無·낮은 금리

전월세보증금 대출 고객들의 소득별·물건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소득 5000만원 이하 또는 빌라, 다가구, 오피스텔 등 아파트 외 서민 주거와 연관된 고객 비중이 62.1%로 나타났다. 62.1% 가운데 64%는 소득 2500만원 이하 또는 빌라?다가구 등 주거용 주택으로 카카오뱅크는 분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주 고객층은 20~40대이고, 이와 같은 연령대의 소득 수준, 직장 내에서 업무 상황, 거주 형태 등을 고려해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전월세보증금 대출 고객 65.8%가 통상적인 은행영업외 시간(16시~다음날 9시)에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7월 말 현재 전체 고객의 12%가량이 주말과 공휴일에 대출을 실행했다.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시중은행의 동일한 상품과 달리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대출 고객 30%가 중도상환 경험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때문에 여윳돈이 생겨도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고객이 없도록 중도상환 해약금을 면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은 기간과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징구하고 있다. 전월세보증금 대출 고객의 29%가 대출 실행 후 중도상환(일부 상환 포함) 경험이 있으며 금액으로는 최초 대출 금액의 11%가량을 기록 중이다.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평균 대출 금리는 7월 말 신규 취급 기준 2.96%다. 카카오뱅크는 “은행권 최저 수준의 금리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내 주요 5대 은행 대출금리 평균 3.14% 대비 0.18%포인트 낮은 수치다. 출시 당시 연 2.82%에서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시중은행 최저 수준이다.

4분기 중 중·저신용자 대출 강화

지난 7월 26일 경기 성남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이용우(왼쪽)·윤호영 공동 대표이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출시 49일 만인 3월 13일에 누적 약정액 1000억원을 돌파하고서 상시 판매로 전환됐다. 카카오뱅크는 당초 1000억원 한도로 판매한 뒤 문제점이 있으면 대출을 중단한 뒤 이를 보완해 확대 출시할 계획이었다. 시범 운영 결과 큰 문제점이 없다고 판단, 중단 없이 바로 상시판매로 전환하기로 했다. 약정액은 6월 10일 3000억원을 넘어섰다.

4월에는 대상 주택 범위를 확대했다. 새롭게 추가된 주택은 구분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다가구 및 단독주택, 사용승인 이후 1년 이내 미등기 주택, 주택 소유주가 주택금융공사가 인정하는 임대사업자인 경우 등이다.

5월에는 전월세보증금 대출 금리를 최대 0.1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그동안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저신용자의 금융 부담을 낮추는 대출 상품도 확대한다.

오는 4분기에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제2금융권에서 더 좋은 조건의 대출을 받게 연결해주는 연계대출을 선보일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이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고객이 직접 제2금융권과 거래했을 때보다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로 대출을 받는 장점이 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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