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애완 동물과 함께하는 국내 인구는 1,000만명을 넘었다. 늘어난 인구만큼 시장 규모도 매년 높은 성장세를 거듭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완동물 시장은 올해 1조8,000억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제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모습은 공원에서 흔히 보는 장면이다.
그러나 많은 팬들이 몰리는 공공장소인 야구장은 ‘금견의 구역’이었다. 이를 SK가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깼다. 2013년 처음으로 특정일을 ‘도그 데이’(Dog Day)로 정하고 외야 그린존에 한해 반려견을 데리고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도그 데이에 대한 관심은 매년 늘어났다. 3회째를 맞은 올해는 10일 인천 삼성전을 도그 데이로 정하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을 받았다. 당초 7일까지 접수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많은 팬들의 관심 속에 지난 4일 조기 마감했다. 당초 계획했던 최대 반려견 70마리(관람객 280명ㆍ4명당 최대 1견)를 넘어 공간이 최대한 허락하는 대로 77마리까지 받았다. 이날 방송인 최희도 애견 ‘하랑이’와 함께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인천 경기 전에는 2008년 ‘볼 도그’(시구를 하기 위해 공을 전달하는 개)로 활약했던 ‘미르’를 추억하는 영상을 전광판에 상영했다. 선수단과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미르는 지난 3월 세상을 떠났다. 미르 대신 ‘미르 주니어’가 이날 시구 행사에 참여했다. 또한 전문 묘기견의 공연에 이어 야구장을 찾은 77마리이 개를 대상으로 경기 중 인기 투표로 ‘와이번스 도그’를 선발하기도 했다.
 반려견과 함께 야구장 나들이를 한 이현주(35)씨는 “야구를 좋아하는데 평소에 강아지와 함께 야구장을 출입할 수 없어 방문이 어려웠던 차에 우연히 ‘도그 데이’를 알게 돼 참여했다”며 “강아지도 넓은 곳에서 뛰어 놀 수 있고 야구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 팬 유승준(8)군은 “강아지가 베스트 애견 비디오 상영에 당첨돼 기쁘고 야구 경기도 보러 올 수 있어 더 기쁘다”고 밝혔다.
 행사 진행을 맡은 조혜현 SK 마케팅팀 매니저는 “행사 반응이 좋아 다른 반려 동물도 야구장에 올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며 “동물마다 특성이 달라 고민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양이도 생각해봤는데 활동성이 강해 그라운드로 뛰어들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인천=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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