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 국채 보유국 1위 중국, 6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준까지 줄여
러시아·터키도 '팔자'...미 채권 금리 상승으로 타격 입힐까
미국과 경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터키가 미 국채를 대량 매각하고 나섰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미국과 경제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터키가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하고 나섰다. 미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세계 각 국이 경쟁적으로 사모으는 채권이었으나 최근 공급량이 늘면서 인기가 시들해진데 이어 급매도 마저 이어져 미국채 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채 매각은 (미국채)세계 최대 보유국인 중국과 최근 리라화 폭락에 직면한 터키가 주도한만큼 이들 국가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터키는 리라화의 안전장치인 미국 채권 보유량이 줄게됐고 중국의 경우 미국채가 폭락(금리상승)할 경우 1조달러어치 넘게 보유하고 있는 미국채도 덩달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6월말 기준 외국 투자자들의 미 국채 보유액은 전월보다 486억달러 감소했다. 지난 2016년 말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앞서 5월말 267억달러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대규모 감소에는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과 일본이 보유규모를 줄인 것이 영향을 줬다.중국 투자자들의 6월 미 국채 보유액은 1조1790억달러(약 1326조원)로 전월대비 40억달러 줄어다. 일본 역시 전월보다 180억달러 감소한 1조300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 2월 이후 6개월만,일본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공교롭게도 중국을 포함해 미국과 경제적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들이 최근 미 국채 보유 규모를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다. 영국 내 화학무기 사용 사건 이후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미국인 목사 구금 이후 관세 폭탄을 맞은 터키 역시 그 주범이다.

러시아는 지난 5월까지 미 국채 보유액을 96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크게 줄였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장관 겸 부총리는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달러는 국제 결제에서 위험한 도구가 되고 있다”며 미 국채 비중을 줄여나갈 것을 시사한 바 있다.

터키는 6월 말 기준 미 국채를 288억달러 보유하고 있다. 터키는 미 국채를 8개월째 팔아치우며 미 국채 주요 보유국 기준인 300억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미 국채 급매도가 중장기적으로 미국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라 이미 빚을 늘려 시장에 미 국채가 넘치는 상황에서 대량 매각이 이어질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채권 금리가 일제히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금리는 최대 30bp(1bp=0.01%포인트)까지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릭 뉴먼 야후파이낸스 칼럼니스트는 최근 칼럼에서 “중국의 미 국채 보유비중은 6%에 불과하지만 중국의 급매도는 금융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 국채 시장은 총 15조 달러 수준이다. 다만 세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미국채 가치 하락을 감수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미국채를 이번 러시아나 터키처럼 큰 폭으로 비중축소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채 후속 매각에 나서지 않는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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