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나도 만찢남이다!”

tvN 종영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강기영을 빼놓을 수 없다. 극중 유명그룹 사장 박유식 역을 맡아 원작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실제로도 유식과 비슷한 점이 많다며 “박서준만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냐. 나도 만찢남”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극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강기영은 드라마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 ‘W’(더블유) 영화 ‘터널’ ‘아빠는 딸’ 등에서 활약했다. 무엇보다‘김비서’는 대중들에 얼굴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정도로 사랑 받을 줄 몰랐다”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행복해했다.
 
-실물이 훨씬 잘 생겼다.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 ‘카메라에 잘 생기게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수트를 입어야 해서 ‘김비서’ 촬영 전 운동을 열심히 했다. 교정 밴드로 자세도 교정하고, 살도 5kg 정도 뺐다. 왕(王)자는 초창기에 있었는데…. 정말 아쉬운 게 베드신이 있을 줄 몰랐다. 이럴 거면 운동 계속할 걸 후회 되더라(웃음). 확실히 운동도 하고 1일 2팩 등 관리를 하니까 확실히 다르더라. 괜히 ‘배우들이 입금되면 달라진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니다.”
 
-‘김비서’ 인기 예상했나.
“의심하지는 않았는데 이 정도로 잘될 줄은 몰랐다. 원작 웹툰은 로맨스로 소재가 한정적이었는데, 드라마로 넘어오면 원작에 없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만들어져서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다. 인기 체감 자체가 다르다. 알아보는 분들도 많아지고 ‘더할 나위 없었다’는 표현이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박유식 사장 캐릭터도 많은 사랑 받았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높여서 연기하면 많은 분들이 좋아해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이 정도로 열광할 줄은 몰랐다. 창조보다는 모방을 많이 했는데 딱 맞아떨어졌다. 스스로 이종석, 박서준만 만찢남이 아니라 ‘강기영도 만찢남’이라고 어필하고 있다(웃음). 실제로도 유식이랑 비슷하다. 어딜 가든 주도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따른다. 연애 상담을 하거나 지인들의 고민 들어 줄 때도 중립을 유지하려고 한다. 딕션이 좋아졌다고? 일부로 신경 쓴 건 아니다. 주인공만큼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신이 길어서 호흡이 안 끊기기 위해 노력했다.”

-박서준이 연기한 이영준 역 맡았다면.
“아주 어려웠을 것 같다. 비주얼이 어렵다는 건 절대 아니다. 박서준씨와 같이 연기하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대사나 톤이 불편했을 텐데 마치 ‘이영준 뇌 가동!’ 하는 것처럼 이겨내고 유연하게 치더라. 그 속에 개그감도 녹이지 않았냐. 보통 남자들은 이영준처럼 자뻑하는 게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샤워하고 나서 거울 볼 때 흡족해한다(웃음).
 
-박민영과는 ‘7일의 왕비’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었는데.
“현장에서 보니까 기본기가 정말 탄탄하더라. 이번에 ‘인생작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다른 캐릭터들도 싱크로율이 좋았지만, 김비서가 최고였다. 비서라서 정보 전달 대사가 많아 힘들었을 텐데 훌륭하게 소화하더라. 비주얼적으로도 정말 예쁘게 나오지 않았냐. 박민영씨 덕분에 친구들한테 연락을 많이 받았다. 그만큼 남성 팬들의 마음을 흔든 게 아닐까. ‘김비서’의 성공 요인 같다.”
 
-여자친구 공개했는데.
“나를 빛나게 해주는 친구다. 속이면 상대방이 서운할 수 있어서 솔직하게 공개했다. 여자 친구 반응? ‘질투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하더라. ‘응원합니다’ ‘예쁜 사랑하세요’ 댓글이 가장 많았다. 여성 팬들도 정말 배우로서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아이돌 팬들처럼 여자친구 있다고 하면 상처 입고 떠나는 게 아니니까. 회사에도 미리 말을 안 했는데 이해해줘서 감사하다.”
 
-스킨십 장면 때문에 여자 친구가 신경 쓰였을 텐데.
“실제로 많이 신경 쓰였다. 진한 애정신이 처음이었는데, 서로 배려를 많이 했다. 유식이가 영준에 조언해주는 것처럼 진짜 연애할 때 겪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결혼 계획은 아직 없지만, 인연이 돼서 이어지면 좋을 것 같다. 그런 상황이 되면 이번처럼 숨기지 않을 거다.”

-전 작품과 캐릭터 겹친다는 지적도 있는데.
“맞다. 어쨌든 바꿔본다고 노력해도 강기영 머릿속에서 창조되는 거라서 비슷한 부분이 분명 있다. 5%라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한다. 작품을 많이 해서 ‘똑같은 애드리브를 한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는데, 최대한 전작에서 했던 것들을 안 하려고 한다. 다작하는 이유? 이전에 일을 많이 못한 한이 있어서 지금은 행복한 비명이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욕심이 난다. 나를 써준 감독님이 부르면 되도록 가려고 한다. 그게 보답 아닐까 싶다.”
 
-캐릭터 변신에 대한 갈증은 없나.
“오래 배우생활 할 거니까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악역을 연기했을 때 오히려 항상 웃던 사람이 안 웃으니까 효과가 컸다. 그 때 ‘아무것도 하지 말자’가 목표였는데 그걸 섬뜩하게 봐주더라. 대본을 볼 때 반대로 생각해보곤 한다. 예상을 뒤엎는 연기를 해보고 싶은 거다. 주인공 욕심? 없지는 않은데 하다 보면 하지 않을까. 꼭 주인공이 아니어도 기승전결이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다.”
 
-편안한 매력이 있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이다.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호감형으로 봐줘서 감사하다. 차태현 선배를 존경한다. 부드러운 이미지로 늘 사랑 받고 싶다. 단역으로 데뷔해서 혼자 활동을 오래하다 보니 저자세가 몸에 베여있는데, 착한 콤플렉스를 없애고 싶다. 지금까지 악플을 많이 본적이 없지만, 오히려 너무 호감으로 봐줘서 작은 실수 하나로도 반감이 생길까 봐 걱정이다. 분명히 나중에 연기 못하면 비판 받겠지만 ‘식상하다’는 말을 듣는 게 가장 무섭다.”

사진=유본컴퍼니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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