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준 의장 참석=통화정책 완화' 공식 깨질 가능성↑
미·중 무역협상 언급 통해 강달러 기조 확대될 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이 오는 23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주최하는 잭슨홀 회의에서 연설에 나선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미국 연방은행들이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잭슨홀 회의(Jackson Hole Meeting)가 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열리는 가운데 잭슨홀 회의 이후 달러 강세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다시 한번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달러 기조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2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변화하는 경제의 통화 정책(Monetary Policy in a changing economy)’이라는 주제로 연설을 앞두고 있다.

잭슨홀 회의란 미국 지방 연방은행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은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학술회의다. 잭슨홀 회의는 2010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연설을 통해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 '연준 의장 참석=통화정책 완화' 공식 깨질까

과거 연준 의장과 잭슨홀 회의 연설 가운데는 하나의 공식이 성립했다. 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 참석할 경우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는 ‘완화’였고, 불참하면 하반기 연준의 스탠스는 ‘긴축’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적완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2010년과 2012년 열린 잭슨홀 회의에서 각각 2차와 3차 양적완화를 알렸다. 2014년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양적완화 종료가 금리인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반면 버냉키 전 의장과 옐런 전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지난 2013년과 2015년, 연준은 각각 3차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10년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잭슨홀 회의에 파월 의장은 참석한다. 공식대로라면 올 하반기 연준의 통화정책도 완화적 스탠스를 띨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공식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 완전고용 수준의 실업률,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4.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 경기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 이후에도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지속될 개연성이 크다”며 “파월 의장의 연설에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일정과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언급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중립금리 수준에 대한 언급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미·중 무역분쟁 언급도 주목..."강달러 기조 확대 대비해야"

잭슨홀 회의에 앞서 오는 22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무역분쟁 협상이 재개된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차 관세 부과 하루 전에 회담이 열리는데다 중국 경기 둔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협상의 시기로는 적기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따라서 잭슨홀 회의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판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터키와 러시아, 중국을 중심으로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증시가 휘청이는 등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까지 재확인될 경우 달러는 뚜렷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미국 경기는 견고하다. 하반기 일부 경기 선행지표가 부진한 성적을 보였지만 추세적인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강달러 기조의 확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연준의 통화정상화 기대가 높아질수록 강달러 압력은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4월 아르헨티나 디폴트와 최근 8월 터키 위기 등 신흥시장국 위기의 밑바탕에는 강달러 부담이 자리잡고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변수일 수 있지만 올해 잭슨홀 회의 이후 강달러 기조 확대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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