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해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근속 연수 '삼성전자'보다 더 많고, 길어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조선·정유업계가 국내 수출을 이끌던 시절, '기름밥'이 최고라는 얘기가 나돌았었다. 최근들어 유가변동 폭이 커지면서 정유업계에 실적부진 경고등이 켜졌지만 다른업종 근무자들에겐 여전히 부러움의 대상이다. 국내 정유업계가 '억 소리'나는 연봉과 두 자릿수 근속연수를 기록하며 '신의 직장'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어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국내 정유업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직원 평균 급여는 7058만원이다. /사진=연합뉴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국내 정유업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직원 평균 급여는 7058만원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원(약 1억4116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업계 1위 SK에너지가 89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에쓰오일이 7667만원, GS칼텍스가 7066만원, 현대오일뱅크가 46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오일뱅크(9200만원)만 제외하고 모두 직원들에게 '억 소리'나는 연봉을 지급하는 셈이다. 

두둑한 연봉을 챙겨주다 보니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도 짧지 않았다. SK에너지의 평균 근속 연수는 20.96년으로 업계에서 가장 길었고, 에쓰오일이 15.79년, GS칼텍스가 15.2년, 현대오일뱅크가 14.4년이다. 이들 4개사의 평균 근속 연수는 16.6년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정유업계의 평균 연봉과 근속 연수는 모두 시가총액 100대 기업 평균을 상회했다. 

지난 3월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지난해 시가총액 100대 대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81개사의 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상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은 5400만원, 평균 근속 연수는 11년이었다. 

국내 정유 4사의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와 근속 연수는 취업준비생이 가장 선망하는 기업인 삼성전자보다 많고, 길었다. /표=한스경제 

◆ 삼성전자보다 높은 연봉, 긴 근속 연수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정유업계의 평균 연봉과 근속 연수 모두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기업인 삼성전자를 압도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급여는 4300만원, 평균 근속연수는 11.4년이다. 정유업계 상반기 평균 급여(7058만원)와 근속연수(16.6년)를 비교해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구체적으로 보면 SK에너지가 삼성전자보다 급여는 4600만원 많았고, 근속연수는 9.56년이 길었다. 정유 업계에서 가장 낮은 연봉과 근속연수를 보인 현대오일뱅크(평균 급여-4600만원·평균 근속연수 14.4년)도 삼성전자보다 급여(300만원)와 근속연수(3년)가 더 높고, 길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 개선에 연봉이 반영되는 경우도 있고, 기본적으로 평균 근속 연수가 길어 연봉이 높기도 하다"면서 "기본적으로 연봉이 높고, 복지 수준도 좋다 보니 근속 연수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의 고공행진은 업황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의 영향이 컸다. 올해 상반기 정유 4사는 모두 전년동기 대비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동기대비 9.9% 상승한 1조56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GS칼텍스는 8.8% 증가한 8652억원, 에쓰오일은 45.8% 상승한 6572억원, 현대오일뱅크도 16% 오른 5963억원을 기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환율 상승 및 유가 상승폭 확대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증가 영향으로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억 소리' 나는 연봉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함께 ' 문화'까지 확산되면서 '신의 직장'이란 타이틀은 더욱 빛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 '저녁 있는 삶' 워라벨 문화까지 확산

정유업계는 '억 소리' 나는 연봉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함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 문화'까지 확되하면서 '신의 직장'이란 타이틀은 더욱 빛나게 됐다.  

정유 4사는 모두 기본적으로 주 40시간 근무제를 적용해 '저녁 있는  삶'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오후 6시가 되면 자동적으로 PC가 꺼지는 'PC오프제'를 도입해 직원들은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퇴근해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국내 유명 휴양시설, 사내 동아리, 어린이집, 어학원 등을 운영해 직원들의 건전한 여가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중 휴가제는 리프레시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된다"며 "회사에서는 정부 기조에 맞게 다양한 시스템을 운영해 직원들의 여가를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구직자 1092명을 대상으로 '입사하고 싶은 대기업'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삼성전자(31.3%)가 1위를 차지했다. 

한국전력공사(20.4%),현대자동차(19.1%), LG전자(14.6%), 포스코(13.6%), 기아자동차(11.3%)로 뒤를 이었고, SK이노베이션이 11.1% 응답률로 7위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에 입사하고 싶은 이유로는 ▲사내 복지 및 복리후생(62.4) ▲높은 연봉(55.1%) ▲회사 비전(33.3%) ▲자기계발 등 커리어 향상 가능(31%) ▲ 대외 평판 등 기업 이미지(23.6%) 등의 순이었다.

이성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