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중은행, 올 초부터 적극적 추진…인터넷은행 "출범 취지에 맞춰 확대해 나갈 것"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시중은행 및 국책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의 금리를 내리며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그간 은행의 수익성을 우선시해 고신용자의 대출에 힘써왔다면, 당국의 주문대로 올 초부터 적극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중금리 대출 확대라는 출범 취지가 퇴색하지 않도록 한층 더 힘쓰는 모습이다.

중금리 대출 새단장…기간·한도·대상↑·금리↓

사진=각 사

기업은행은 지난달 중·저신용자 대상 ‘IBK 중(中)금리 신용대출’을 개편해 대출기간·한도·대상을 늘리고 최고금리를 낮췄다. 최장 대출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대출한도는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리고, 대출대상은 신용등급(CB) 7등급 이하에서 CB 4등급 이하로 확대했다. 반면 대출 최고금리는 연 13%에서 연 11%로, 연체대출 최고금리도 14.5%에서 14%로 낮췄다.

기초생활수급권자,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등 금융취약계층 우대금리를 신설했다. 조건에 해당되면 각 연 0.2%포인트씩 최대 연 1.2%포인트의 금리 감면혜택을 제공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최초로 대출기간을 10년으로 늘렸다”며 “대출기간 확대로 분할상환조건의 고객은 매월 원금상환 부담이 줄고, 금리인하와 우대금리 혜택으로 저신용자와 금융취약계층의 이자부담 또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5월 청년·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사잇돌 중금리대출의 금리를 인하했다. 만 29세 이하 청년층과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 이 상품을 이용할 경우 우대금리 0.2%포인트를 받아 연 6.16%(21일 기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중 한국금융연수원 등에서 금융교육을 받은 고객에게도 우대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KEB하나은행은 모바일 전용 중금리 대출 상품인 ‘KEB하나 편한 대출’을 내놨다. 비로그인 방식을 통해 KEB하나은행과 거래하지 않았던 고객도 대출한도를 조회할 수 있고, 당·타행 신용대출 한도를 차감하지 않아 대출한도가 부족했던 고객들이 추가대출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4월 비대면 중금리 신용대출상품인 ‘NH e직장인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중금리 대출의 잠재 고객을 발굴해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중금리 신용평가모형도 새롭게 개발했다.

인터넷전문은행, 2022년까지 중금리 대출 년 3조1000억원 푼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에서는 중금리 대출 시장이 커진 이유를 인터넷은행의 출현 때문으로 꼽는다. '중금리 대출 확대'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목적 중 하나이나,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당초 의도했던 중금리 대출이 아직까지는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K뱅크(케이뱅크)와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오는 2022년까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을 연 3조1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주부처럼 금융거래 정보가 거의 없는 씬 파일러(thin filer·신용정보부족자), 청년층 등 중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을 늘릴 방침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오픈 초기부터 별도 상품으로 슬림K 신용대출(전 슬림K 중금리대출), 출범 5개월 후 소호K 대출 등을 출시해 서울보증보험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인 CSS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 왔다”고 말했다. 슬림K 신용대출의 경우 21일 기준 최저 연 4.50% 금리로 최대 5000만원까지, 외부 신용등급(CB등급) 1~7등급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4분기에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제2금융권에서 더 좋은 조건의 대출을 받게 연결해주는 연계대출을 선보일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이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고객이 직접 제2금융권과 거래했을 때보다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로 대출을 받는 장점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월 중·저신용자에 한해 신용대출 금리를 0.1∼0.4%포인트 인하했다. 소액 마이너스통장 대출인 ‘카카오뱅크 비상금 대출’의 경우 고신용자는 0.25∼0.35%포인트, 중·저신용자는 0.4%포인트 내렸다.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0.10∼0.15%포인트 낮췄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보증부 대출로만 하던 중·저신용자 대출을 내년 초에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 해 자체 중신용 대출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SGI서울보증을 통해 보증부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그는 “카카오뱅크 자체 중·저신용자 대출로도 대출이 어려운 고객들은 제휴사를 통해서 제2금융권보다 금리는 낮고 한도는 높은 상품을 안내할 것”이라며 “대출 받는 금액은 카카오뱅크 계좌로 받으시는 형태로 진행되고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와 한도를 일일이 알아보지 않아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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