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해 상반기,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 '50.8%' 급감

[한스경제=전근홍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2021년 도입되는 신회계기준(IFRS17)에 대응하기 위해 저축성 보험(연금저축, 연금보험 등) 판매를 줄여 나가고 있다.

2021년 도입되는 IFRS17은 전체 회계시스템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주력 수익상품과 근본적인 자본 확충 방안에 대한 ‘클릭수정’을 주문한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나중에 돌려줘야 할 보험금만큼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 결국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생보사는 부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주력 수익상품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저축성에서 보장성(종신, 변액보장 등) 상품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이미 지난해부터 대면영업채널(설계사)에서의 시책(인센티브)이 변액보험과 종신보험 상품에 집중됐으며 온라인(다이렉트) 판매 채널의 저축성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5조5483억 원에 이르던 저축성보험 초회 보험료는 지난해 상반기 4조2777억 원에서 올 상반기 2조1027억 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보면 올 상반기 저축성보험 초회 보험료는 50.8%나 줄었다.

초회 보험료는 보험 상품에 새롭게 가입한 계약자가 내는 첫 번째 월 보험료를 말한다. 초회 보험료가 줄었다는 의미는 보험사의 영업정책 자체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선 저축성 판매가 애물단지인 것은 맞지만 소비자의 니즈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상품 구성의 전면적 재편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 올 상반기 보장성보험의 초회보험료는 648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01억 원)보다 23% 가량 줄었는데 연도별 상반기를 기준으로 집계된 수익성 통계이기에 한계는 있지만 보장성보험 상품 역시 취급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저축성 상품은 생보사가 버리기 어려운 카드다.

상품의 특징을 놓고 보더라도 저축성보험 상품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목적자금 모으기에 적합하며 추가납입과 중도인출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가입 후 초기에 해지해도 납입 보험료의 95~100% 수준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비용이나 수수료 등 공제금액이 낮아 환급률이 높다는 점에서 소비자 유인효과가 큰 편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회계기준이 바뀌게 되면 생보사들에겐 부담일 수 있기에 저축성 보험 영업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저축성 상품의 경우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기 때문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세중 연구원은 또 “저축성 보험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은행 예ㆍ적금 상품보다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가령 방카슈랑스(은행보험판매)채널에서 은행금리와 보험사 금리가 비슷하다면 은행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지 저축성보험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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