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병역 혜택 긍정-부정 데이터 분석 결과. /그래픽=한국스포츠경제DB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단연 손흥민(26ㆍ토트넘 홋스퍼)이다. 대표팀의 에이스일뿐 아니라 이번 아시안게임이 그에게는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앞서 소속팀을 설득해 차출을 허락 받았고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2023년까지 재계약을 맺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돼 2년에 가까운 경력 단절을 피할 수 없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 몸 담은 적이 없기 때문에 만 27세까지 지원할 수 있는 국군체육부대에서 뛰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인 조현우(27ㆍ대구FC)와 황의조(26ㆍ감바 오사카) 역시 병역 미필자들이라 금메달 획득이 간절한 상황이다. 야구 대표팀에선 오지환(28ㆍLG)과 박해민(27ㆍ삼성) 등이 이번에 마지막 기회를 잡은 미필자다.

한국스포츠경제와 빅데이터 분석업체 Leevi는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 한 달여 전인 7월 10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아시안게임 병역’이라는 키워드로 온라인 전체에 실린 글 5395건과 댓글 19만3999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긍정(52%)과 부정 의견(48%)은 팽팽한 양상을 보였다.

◇’국위선양’이 긍정의 가장 큰 이유

긍정 언급에선 ‘국위선양을 한 선수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주는 것은 타당하다’는 의견이 40%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손흥민 같은 엘리트 선수가 군 입대하게 되면 국가적으로 손해’라거나 ‘국가대표로 뛰는 것은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라 태극마크를 오래 달면 그 만큼 병역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었다.

이어 ‘병역 면제 혜택이 제한적으로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35%였다. 국가대표 소집훈련 기간을 의무 복무 일수로 반영하거나, 국가대표 경력의 선수들은 은퇴 후 입대할 수 있게 해 주자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대회별 점수제나 대표팀 출전 경기 수 등 ‘병역 면제의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25%를 기록했다. 무분별하게 혜택이 주어지는 것을 막자는 뜻이다.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 긍정-부정의 이유 분석. /그래픽=한국스포츠경제DB

◇병역 혜택 위한 선수 선발ㆍ형평성 우려

부정 언급도 만만치 않았다. 병역 면제 혜택을 고려한 선수 선발 과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52%나 됐다. “병역 면제를 노리고 국가대표팀에 뽑히려 쇼 하는 모습은 정말 역겹다”는 강경한 발언도 있었다. 대회 자체보다 병역 면제를 더 중요한 목표로 삼는 듯한 일부 선수들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형평성을 고려해 선수 병역 특례를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33%)도 있었다. 이어 ‘스포츠 대회들이 병역 면제 수단으로 전락한 현실이 안타깝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체육만 특혜를 주는가’ 등 기타 의견이 15%를 기록했다.

‘아시안게임 병역’의 연관키워드로는 손흥민, 국가대표팀, 금메달, 감독, 병역, 축구 순으로 많이 언급됐다. 특히 손흥민, 토트넘 훗스퍼, 와일드카드, 김학범(58), 조현우 등 축구 관련 키워드가 오지환, 선동열(55), LG 트윈스 등 야구보다 대체적으로 상위에 올라 아시안게임 병역 문제와 관련해 축구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채널별 언급 분포는 뉴스가 57.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커뮤니티(24.1%), 블로그(16.8%), SNS(1.5%), 카페(0.1%) 순이었다. 이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병역 특례와 관련한 여론이 미디어의 의제 설정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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