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연예계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표적인 친 연예인 김제동을 비롯해 김미화, 문성근, 김규리 등이 복귀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들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활동 제약을 받았지만, 정권 교체 후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부상했다. 

김제동, 김미화, 문성근(왼쪽부터)

김제동, 전성기 신호탄

김제동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제2의 전성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06년 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김제동은 시사토크쇼로 친정에 복귀하게 됐다. 다음달 10일 첫 방송을 앞둔 KBS1 데일리 시사토크쇼 ‘오늘밤 김제동’을 통해서다. 애초 김제동이 뉴스 앵커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반발이 일었다. KBS 공영노동조합은 ‘이제 KBS뉴스 앵커도 김제동씨가 맡는다고?’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제동씨를 기용하는 데 대해 공정성·객관성·균형성·편파성 등의 문제가 우려 된다”고 밝혔다. 한 편에선 그 동안 사회 여러 가지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소셜테이너로 활동한 만큼 김제동이 MC로 제격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연출을 맡은 이지운 PD 등 제작진은 “과거의 엄숙하고 어려운 정통 시사프로그램의 틀을 벗고,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색다른 포맷의 시사토크쇼가 될 것”이라며 “다년간 토크 콘서트와 강연 무대를 오가며 관객들과 소통해온 공감형 MC 김제동이 선보일 새로운 시사토크를 기대해달라”고 했다.

MB 블랙리스트에 오른 김제동은 2009년 4년간 진행한 ‘스타골든벨’에서 하차한 후 한동안 방송 활동이 뜸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해직 언론인 출신인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하면서 MBC 라디오 ‘굿모닝 FM 김제동입니다’로 복귀했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2’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는 물론 신간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까지 발표하며 다방면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미화-문성근 등 화려한 복귀

김미화는 지난해 말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화려하게 복귀했다. MBC ‘이슈를 말하다’ 시즌2 첫 게스트로 얼굴을 내비쳤다. MB 블랙리스트에 포함 돼 2011년 4월 8년간 진행한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돌연 하차한 후 6년여 만이었다. 당시 김미화는 “세상이 변화한 걸 체감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도 출연했으며 박경추 아나운서, 허승욱 스포츠 해설위원과 함께 MBC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중계방송 MC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전문성이 부족한 멘트와 함께 정치적 소신을 일부 드러내 비판 받았지만, 현재 각종 방송과 행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우 문성근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 중이다. 지난해부터 영화 ‘1987’ ‘버닝’ 드라마 ‘조작’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변함없는 연기력을 자랑했다. 현재 JTBC 월화극 ‘라이프’에서는 대학병원 정형외과 센터장 김태상 역을 맡아 브라운관에서도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08년 광우병 사태를 비판하며 촛불 시위에 참여한 뒤 MB정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김규리 역시 올해 초 씨앤코ENS와 전속계약 후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평창 올림픽 홍보영상 내레이션 재능기부 및 올림픽 리셉션 사회를 맡았으며 tvN 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 MBC ‘복면가왕’ 등에 출연했다. 10여 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만큼 네티즌들은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좌편향 인사들의 방송 장악?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많은 문화예술인들은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불이익을 겪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이들이 활발할 활동을 펼치자, 일각에서는 좌편향 인사들이 방송을 장악한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올해 초 박근혜 정권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들과 가진 오찬에서 “정치적 성향이나 의사 표현 때문에 지원 차별이나 표현의 권리를 억압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문화예술인들이 제대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 경제적 여러 가지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영일 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좌우를 가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좌편향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소위 박근혜-이명박 키즈라 불리던 연예인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면 오히려 이제서야 균형을 찾아간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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