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년 만에 해빙기 모드 접어든 한한령…박서준, '김비서'로 대륙 열풍
JYP-SM 등 중국 겨냥 그룹 육성…아시아 흥행 '신과 함께'도 관심

[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해빙기 모드에 접어들었다. 중국이 2016년 7월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한류스타 출연 및 한국 프로그램 방송 등을 중지한지 2년여 만이다. 아직 사드 장막이 완전히 걷히지 않았지만, 한한령 해제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배우 박서준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차세대 한류스타로 떠올랐고, Mnet ‘프로듀스 101’ 등 국내 인기 프로그램의 중국 내 포맷 수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아울러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는 중국 개봉을 추진하며 아시아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에서 한류열풍이 다시 한 번 뜨겁게 일어날 수 있을까.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한한령 뚫은 박서준… 中도 ‘김비서’ 열풍

박서준의 인기는 한한령도 뚫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김비서)로 중국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2일 웨이보 한류 세력 차트의 사회 영향력 부문에서 방탄소년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국내 배우들 중 최상위에 이름을 올려 중국 내 인기를 실감케 했다. ‘김비서’ 방송 당시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에 관련 키워드가 등장했을 뿐 아니라 ‘김비서 드디어 키스하다’가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텐센트, 시나닷컴 등 중국 주요매체들은 연일 보도하며 박서준을 차세대 한류스타로 주목했다.

박서준은 중국 내에서 ‘부회장’ ‘영준오빠’ 등의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현지 팬들은 박서준의 로맨틱하면서 유쾌한 매력에 빠졌다. ‘김비서’를 비롯해 ‘쌈, 마이웨이’ ‘그녀는 예뻤다’ 등 박서준이 출연한 작품을 찾아보는 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팬클럽은 지난 1일 박서준의 데뷔 7주년을 기념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대형 LED 광고판을 게재해 화제를 모았다. 그 동안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 아이돌의 팬 선물 광고가 게재된 적은 있지만 한국 배우로는 처음이였다. 소속사 어썸이엔티는 “한한령 제제가 한결 풀어진 것 같다”며 “현지 팬들이 박서준의 전작들까지 찾아보고 SNS에 올리는 등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활동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현지 에이전시에서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中에 포맷 수출…가요계 현지 겨냥 그룹 육성

그 동안 중국은 국내 인기 예능 및 드라마 포맷을 그대로 차용해 논란이 일었다. 올해부터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중국 텐센트TV는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판권을 정식 구매, ‘창조 101’을 선보였다. 중국 최대 동영상플랫폼 아이치이가 ‘프로듀스 101’을 표절해 ‘우상연습생’을 방영한 것과 비교됐다. ‘창조 101’은 공개 3일 만에 조회수 3억 뷰를 달성했고,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중국판 ‘런닝맨’을 제치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국내 걸그룹 우주소녀 멤버 선의와 미기가 일반 참가자로 참여, 전체 투표에서 각각 1억 명이 넘는 표를 획득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화전소녀(로켓소녀)로 데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기존 소속 그룹 우주소녀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가요계는 사드 후폭풍을 겪은 뒤 중국 시장만을 겨냥한 그룹을 육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JYP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법인 JYP 차이나와 TME(중국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그룹)가 합작 설립한 신생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평균 연령 13세 6인조 중국 아이돌그룹 보이스토리를 선보였다. JYP수장인 박진영이 두 달 동안 중국 소도시를 누비면서 직접 멤버들을 섭외해 트레이닝했다. 최근 중국 QQ뮤직 비디오 차트 1위에 올랐으며 다음달 중국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쑤닝유니버셜과 JV 상해홍습문화전파유한회사를 설립해 중국 로컬 아이돌을 준비 중이다. ‘우상연습생’에 출연한 이장경이 주축이 돼 팀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NCT 차이나(가제)를 연내 중국 시장에 데뷔 시킬 계획이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달 ‘2018 한중경영대상’에서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한 후 이 같이 밝히며 “SM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의 한중 융합 문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중국 멤버로만 구성된 NCT 중국팀 데뷔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전 세계를 누빌 NCT의 활약에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고 했다.
 
아시아 신드롬 영화 ‘신과 함께’ 중국 개봉은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는 한한령을 뚫고 중국에서 개봉할 수 있을까. 제작사 덱스터스튜디오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국가신문출판관정총국에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 함께1)에 대한 심의를 신청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다. 심의 담당 조직이 광전총국에서 공산당 산하로 변경되면서 심의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정우, 주지훈 주연의 ‘신과 함께’는 사후세계 이야기를 다뤄 중국의 공산주의 유물론 사상과 맞지 않는데다가 한중 관계 및 정치적 이슈도 연계 돼 중국 개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그러나 ‘신과 함께1’은 중국 외 103개국에 선 판매됐고, 지난해 개봉 후에도 해외 판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과 함께-인과 연’(신과 함께2)도 지난 8일 대만에서 개봉하자마자 역대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개봉 3일 만에 1억 대만 달러, 6일 만에 2억 대만 달러, 10일 만에 3억 대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한국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흥행 몰이 중이다. 지금까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신과 함께1’의 기록 1600만 달러(이하 US달러 기준)마저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도 개봉 10일 만에 흥행 수익 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금 속도라면 역대 한국영화 2위 ‘신과 함께1’(700만 달러)를 뛰어넘고 역대급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초 ‘신과 함께’ 시리즈는 중국 개봉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러나 대만과 홍콩, 베트남 등에서 흥행하자 중국에서 먼저 관심을 보여 상영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중국 심의가 통과되면 홍보 일정을 바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중국에서 1편이 개봉되면, 2편 개봉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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