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이번주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속에 종목 장세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피를 상승시킬 요인으로는 밸류에이션 매력과 미국의 경기 호조가 꼽힌다. 반면 여전히 수급이 부족한 점과 미·중 무역분쟁 우려, 터키발(發) 신흥국 위기설 확산 등은 지수를 하락시킬 수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240~2320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 오른 2293.21에 장을 마쳤다.

◆ 국내 증시 반등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중 무역분쟁과 ‘터키 리스크’에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으나 글로벌 경기의 모멘텀 회복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달러 강세 현상 또한 누그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를 중심으로 신흥국 통화 약세 압력도 완화되고 있다. 또 중국의 금융 긴축완화, 내수 진작, 재정 부양 등의 정책 기조가 하락폭을 만회하는 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울러 코스피가 2200선이었던 2011년과 2017년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지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전 코스피 2200선 시기에 비춰보면 현재는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달러 흐름은 중립적, 밸류에이션은 가장 양호하다”며 “현재 흐름과 비슷한 2011년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 조정은 마무리돼 바닥을 지났다”고 평가했다.

◆ 성과없이 끝난 미·중 무역협상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차관급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미국은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23일부터 16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를 추과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연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6일 34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다. 중국 역시 미국과 동시에 같은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같은 비율의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공청회를 진행 중이다.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의견 수렴 기한이 끝나는 다음달 6일 이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또한 보복 조치로서 6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보다 더 큰 문제는 역시 무역분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이 다음달 중국산 수입품과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예측하기 위해선 다음주 미국 주요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하는 제조업지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지수는 미국 내 경기 둔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오는 댈러스 연은과 리치먼드 연은은 27일(현지시간)과 28일에 연달아 제조업지수를 발표한다.

이재선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가 8월 중 큰 폭으로 하락해 21개월 동안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이번 연은 제조업지수 또한 부진하다면 중국을 통해 ‘제조업 부흥’ 슬로건을 유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은 고민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 하락폭 큰 종목 중심 투자전략 필요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당분간 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하락폭이 큰 종목들과 호재성 소식을 지닌 종목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 낙폭 과대 업종이었던 제약·바이오주, 반도체 등의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을 예상한다”며 “모멘텀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인프라 투자, 종전 선언 가능성에 따른 중국 관련 소비주와 남북경협주,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장비 투자 등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위안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반등이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반도체주’와 ‘중국 소비주’가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4일 중국 인민은행(PBOC)은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정하는 데 경기대응요소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장기전으로 전개되는 점과 10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 일정을 고려하면 위안화는 현재 수준에서 강세 전환 시도에 나설 전망”이라며 “무역분쟁 최대 피해주이자 시장대비 상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으로 떨어진 반도체주가 반등할 수 있고 화장품·유통 등 중국 소비재의 강세가 추세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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