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재웅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SM7이 2011년 출시된 후 여전히 살아남은 비결은 바로 틈새 전략이다.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얼굴을 바꿔가며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켰다.

SM7 LPe도 그런 노력 중 하나로 만들어졌다. 바로 장애인과 택시다. 저렴하면서 유지비도 적고, 활용성도 좋은 차다.

SM7 LPe를 타고 약 300km 가량 운전해봤다. 서울 시내 일대와 고속도로를 두루 돌아봤다.

SM7은 무난한 외관을 하고 있다. 김재웅기자

장애인에 꼭 맞는 활용성

SM7 LPe는 겉모습부터 간단 명료하다. 눈에 띌만한 요소보다는 무난함에 집중했다. 큰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작고 날카로운 리어램프만이 SM7의 특징을 부각한다.

실내는 더 그렇다. 출시된지 10년 가까이 지난 모델인 만큼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스티어링휠에도 별다른 버튼을 달지 않았다. 여느 르노삼성차처럼 스티어링휠 뒤쪽에 오디오 조작 버튼을 달아놓았을 뿐이다.

센터페시아도 옛 모습 그대로다. 매립된 디스플레이. 6번까지 주파수를 저장할 수 있는 오디오. 맨 밑에는 공조기가 있다. 기어봉 역시 심플한 그 모습이다.

이런 부분은 장애인 운전자에게 둘도 없는 장점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조작이 불편할 수 없는 장애인에게,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첨단 조작법이 오히려 운전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공조기가 강력해서 온도 조절도 쉽다. 큼지막한 공조기에서 알맞은 바람이 강력하게 뿜어져 나온다. 경쟁 모델 대비 공조기 팬 크기가 훨씬 크다는 것이 르노삼성 측 설명이다.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2열 레그룸은 여느 준대형차를 넘는 수준. LPG 차량임에도 트렁크 공간이 충분히 넓다. ‘도넛 탱크’를 심어서 낭비를 최소화했다. 휠체어 등 보조 장비를 들고 다녀야하는 장애인들에게는 긍정적이다.

르노삼성의 LPG 차량은 도넛 탱크를 트렁크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넣어 적재량을 최대한 올렸다. 김재웅기자

깔끔한 주행성능

주행 성능도 무난하게 만들어졌다. 운전뿐 아니라 동승을 하기에도 좋다.

SM7 LPe는 2리터짜리 LPG 엔진에 CVT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138마력에 최대토크는 19.7kg·m이다. 고압펌프로 연료를 뿜어주는 기술을 이용해 용량 대비 높은 출력을 낸다.

공차중량이 1500kg대로 가벼운 편이다. 준대형차 치고는 약한 힘에도 주행에는 무리가 없는 이유다. 출발 가속이 기대 이상으로 뛰어나며, 고속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승차감은 가솔린 엔진 수준이다. 진동이나 소음에 있어서는 가솔린 엔진보다도 뛰어나다고 평가할만하다. 후륜에 멀티링크를 장착해 불쾌함을 잘 잡아냈다.

SM7을 구별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리어램프에 불과하다. 김재웅기자

특히 조향감은 일반 차량에서 보기 어려울만큼 부드럽고 가볍다. 르노삼성 차량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조작감을 보여주지만, SM7 LPe만큼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다가 가격은 2000만원대 중반이다. 동급 준대형 차량은 LPG 차량이라도 30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거기다가 작은 배기량 덕분에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연비도 무난하다. 시내에서는 5~6km/ℓ, 고속도로에서는 8~10km/ℓ정도가 나왔다. 공인연비는 8.6km/ℓ다. LPG 연료 가격이 ℓ당 1000원을 넘지 않으니, 유지비가 하이브리드 차량 정도라고 계산된다.

SM7 LPe는 간단한 실내 인터페이스를 하고 있지만, ADAS등 유용한 기능도 없다는 점이 아쉽다. 김재웅기자

그래도 넘지 못한 구형 LPG의 한계

그러나 연료를 적게 먹는다고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아니다. 연료 완충시 주행 가능 거리가 300~400km 밖에 안된다. 도넛 탱크 특성상 연료를 많이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다보면 구형 모델의 한계도 크게 다가온다. 운전자 주행 보조 기능(ADAS) 부재가 그렇다.

SM7 LPe는 준대형 세단이지만, 구형모델인 만큼 아무런 ADAS를 장착하지 않고 있다. 센서와 후방 카메라 정도가 전부다. 장애인들에겐 아쉬운 부분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불안하다는 문제도 있다. 공식적으로 순정 내비게이션이지만, 센터 글로브 박스에 있는 AUX 단자를 활용하는 등 다소 꼼꼼하지 못하다.

시승을 했던 당시 SM7이 확인한 실외 온도는 40도 내외. 내비게이션은 작동과 동시에 꺼져버렸다.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후방카메라뿐이었다. 매립형이라 직사광선을 받지는 않았지만, 내구성에 의심이 되는 부분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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