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부코페’ 전용관을 만들겠다.”

올해 6회를 맞은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Busan International Comedy Festivalㆍ부코페)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태풍 솔릭의 영향에도 개막식 2800석 전석 매진되며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특히 세계적인 코미디팀 옹알스와 처음 ‘부코페’를 찾은 드립걸즈의 공연이 부산 바다를 웃음바다로 물들였다. 김준호 집행위원장은 “‘부코페’ 전용관을 세울 것”이라며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집행위원장 김준호의 포부

6년째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준호의 포부는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김준호는 개막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회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벌써 6회째를 맞았다. ‘부코페’ 전용관을 설립하는 게 목표”라며 “오거돈 부산광역시장과 부코페 공동조직위원장인 이진복 의원 등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 시장과 이 의원이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성향이 다르다. 다행히 난 고향이 대전이라서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을 받아 집행하는 게 자신의 일이라며 “최대웅 부집행위원장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예전보다 부산시 및 기업들의 지원이 늘었는데, 더 예산을 늘려 해외 유명 코미디언들을 많이 초청하고 싶다”고 바랐다. 무엇보다 김준호는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가 많아지길 바랐다. “‘부코페’ 전용관에서 전 세계 코미디언들이 어우러져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며 “축제 기간뿐만 아니라 1년 내내 개그맨들이 공연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세계가 인정한 옹알스

옹알스(이경섭 조준우 채경선 하박 최진영)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 코미디를 알린 위상을 인정받아 ‘K스타상’을 수상했다. 옹알스는 2014~2015년 호주 멜버른 국제페스티벌에서 디렉터 초이스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16년 한국 코미디 최초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공연 해 화제를 모았다. ‘부코페’ 공연도 전석 매진됐다. 채경선은 “10년 전 대구에서 공연할 때 관객이 6명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으니 감회가 새롭다”며 “2년 만에 ‘부코페’를 찾았는데, 잊지 않고 기다려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혈액암 투병 중인 조수원은 이번 공연에 함께 하지 못했다. 조준우는 “조수원은 현재 항암 치료 중”이라며 “‘부코페’에 오고 싶어 했는데 본인도 아쉬워한다. 10주년 공연 때도 무대에 못 오르고 지켜만 봐서 안타까웠다. 회복해서 다 같이 무대에 올라 건강한 웃음을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옹알스는 배우 차인표가 공동 연출을 맡은 다큐 영화 ‘굿펠라스: 옹알스와 이방인’ 촬영에 한창이다. 옹알스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진출 도전기를 다룬 작품이다 “해외 영화제에도 출품할 계획이다. 코미디언들의 꿈의 무대인 라스베이거스에서 꼭 공연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개그우먼의 자존심 드립걸즈

드립걸즈(김영희 홍현희 조수연 김정현)는 개그우먼들의 자존심을 보여줬다. 뮤지컬과 코미디를 결합한 관객 참여형 즉흥 코미디로 부산 시민들을 사로잡았다. 멤버들은 “영화 ‘드림걸즈’ 복장을 한 포스터를 보고 착각한 것 아니냐. 우리는 더러운 공연을 지향한다”며 19금 색드립과 쌍욕도 서슴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영희와 홍현희의 조화가 돋보였다. 후배 개그우먼 조수연, 김정현의 존재감은 살짝 부족했지만, 김영희와 홍현희는 톡톡 튀는 개성과 뛰어난 연기로 호응을 이끌었다. 멤버들은 공연장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과 소통했고, 클로징 무대에서도 불협화음 생라이브로 웃음을 줬다.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공연답게 80분 내내 관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게 만들었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부산=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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