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인권 행사 검토...청산가치 높아 M&A 불가피할 듯
사진=오렌지팩토리 홈페이지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법원이 고의부도설과 위장이혼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프라브 컴퍼니와 관계회사 유진패션비즈의(오렌지팩토리) 전 대표에 대해 재산권 회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27일 구조조정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의 제출을 앞두고 있는 오렌지팩토리(법정관리인 전상용, 박석인)전상용 전 대표에 대해 ‘부인권 행사명령’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권은 채무가 늘어나 회생절차를 앞두고 임원 및 특수 관계인이 회사의 재산을 유출시킨 경우 다시 회사에 돌려놓도록 하는 제도다.

오렌지팩토리의 전 대표는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부터 고의로 부도를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 대표가 직원들의 급여 약46억원을 연체해 가며 재고재산을 빼돌렸다는 것. 오렌지팩토리의 회생신청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게시판에는 일부 직원과 의류대금을 받지 못한 상거래 업체들이 전 대표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서를 올리기도 했다. 이후 한 언론사가 별장에서 호화생활을 하는 전 대표의 생활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전 대표는 재산을 배우자에게 이전하고 위장이혼을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전 대표가 회사의 자산을 임의로 은닉했다는 정황은 회생절차에서 어느 정도 조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업계 한 관계자는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이 오렌지팩토리를 조사하고 조사내용을 담은 조사보고서에 ‘전 대표에 대해 부인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언급됐다”고 말했다.

부인권 행사는 법정관리인에게 회사의 재산을 감소시킨 사람을 상대로 부인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원은 오렌지팩토리에 대해 공동관리인을 선임했다. 파산법조계 한 변호사는 “재산 유출의 의혹이 있다면 법원이 부인권 명령을 공동관리인 중 전 대표가 아닌 또 다른 관리인에게 행사를 명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인권이 정상적으로 행사되면 회사 밖으로 나간 자본 및 자산은 다시 회생절차 중인 회사로 돌아간다.

 ◇ 땡처리 신화에서 땡처리 M&A 불가피해져

회사 밖으로 나간 재산이 다시 회사로 들어와도 오렌지팩토리의 자력갱생은 어렵다는 것이 구조조정 업계의 시각이다. 

회사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아 파산하는 것이 채권자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렌지팩토리의 정확한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회생법원은 회생계획 제출 기한을 오는 9월 17일에서 10월 17로 연기했다. 회생계획 제출기한의 연장은 이번이 두번째다.

오렌지팩토리의 회생컨설팅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회사의 자산가치가 커 청산가치가 높은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계속기업가치가 낮다”며 “회사가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쳐 영업망이 망가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오렌지팩토리에 대해 M&A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오렌지팩토리와 관련 “청산가치가 높은 기업은 회생절차 M&A가 유일한 회생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매각대금은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 사이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의류업계와 구조조정업계에 따르면 오렌지팩토리가 회생신청에 돌입하기에 앞서 신세계가 인수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세계는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주식 모두를 1200억원에 인수할 것을 제안했으나 회사가 역으로 2000억원에 인수해 갈 것을 제안해 협상이 결렬됐다.

정상영업을 위해 회생절차에 돌입했지만 회사가 현재 의류 매입을 하지 않아 현금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201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프라브컴퍼니의 자산총계는 519억원(부채총계는 349억원, 자본총계 170억원)이고 관계회사 유진패션비즈의 경우 자산총계는 1690억원(부채총계 1347억원, 자본총계 343억원)이다.

오렌지팩토리는 프란브컴퍼니의 브랜드다. 회사는 IMF 외환위기때 땡처리 시장을 선점해 ‘창고형 의류 할인매장’으로 성공한 서민형 패션 유통채널이다. 초기 단순 재고의류 판매에서 적극적으로 PB 브랜드를 전개해 사업확장을 이뤘다. 회사는2016년까지 전국에 60여개점의 유통망을 확보하며 1500억원을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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