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톰 리 펀드스트랫 대표 “신흥국 위기 시 비트코인 가격 동반 하락”
"신흥국 경제 위기 걷히면 비트코인 역시 오를 것"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 가격과 신흥국 위기 상황이 정비례 관계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 가격 흐름과 신흥국 증시와 통화가치 향방이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것. 이를 토대로 향후 비트코인 가격 추이는 신흥국 시장의 반전 여부에 놓여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전문가인 토머스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립자는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비트코인과 신흥국 시장은 중요한 상관관계(important correlation)에 놓여 있다”며 “두 시장 모두 올 초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전문가인 토머스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 가격과 MSCI 신흥 시장 지수를 바탕으로 둘 사이에 정비례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지표를 통해 보면 둘 사이의 상관관계는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신흥국 증시 흐름을 나타내는 MSCI 신흥 시장 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급등세를 타고 올 1월 1273.07으로 연고점을 찍었다. 비트코인 역시 지난해 12월 17일 1만9806.30달러로 2만달러 턱밑까지 오른 뒤 올 1월 소폭 내린 1만7193달러로 연고점을 새로 썼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과 MSCI 신흥 시장 지수는 올 2월까지 급락세를 타다가 3월초까지 반등,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상반기동안 등락을 거듭하다 터키발(發) 금융불안이 촉발되기 직전인 올 7월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도 비슷하다.

◆ 기관투자가, 금융 불안 시 위험자산 '팔자' 

이러한 상관관계는 기관투자가의 움직임 때문이라고 리는 설명했다. 그는 “헤지펀드나 기관투자가들이 신흥국 금융 불안이 커지면서 신흥 시장 펀드의 매입을 중단했다”며 “이는 비트코인 매입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신흥국 위기 시 기관투자가들은 안전자산의 매입을 늘리는데,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가격의 동반 하락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터키 리라화와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는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에 지난 10일 터키 리라화는 장중 20% 이상 급락했다. 터키를 시작으로 신흥국 전반의 통화 가치가 내리며 멕시코 페소, 아르헨티나 페소 역시 10%대 가격 하락을 보였다. 비슷한 시기 비트코인 역시 8일 7100달러에서 11일 6160달러로 13.2% 가까이 가격이 내렸다.

리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비트코인 가격 향방의 열쇠는 신흥국 시장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신흥국 경제 불안이 걷히고 나면 비트코인 가격 역시 오름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는 “비트코인과 신흥국 시장 모두에서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2만5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