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박서준은 능구렁이 같았다. tvN 종영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김비서)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박민영과 열애설에 많은 관심이 쏟아진 탓일까. 인터뷰 내내 즉답을 피하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내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고 싶어서 단어 선택에 신중 하는 것”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박민영과 사귀냐’고 묻자 아니라며 “그만큼 잘 어울려서 ‘실제로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온 것”이라고 웃었다. 공개 열애에 대해선 “사생활을 지킬 권리가 있다”면서도 “그 순간이 돼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스스로 ‘평범한 외모’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엄마보단 아빠를 닮았고, 스스로도 ‘심심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미남형이 아니지 않냐. 데뷔 초에는 단점으로 느꼈는데, 지금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강한 인상의 얼굴이 아니라서 연기자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얼굴이 부티나게 생기지도 않고, 빈티 나는 것도 아니지만 중간점에 있다.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달라져서 다양한 역할을 표현할 수 있는 얼굴 같다. 백지에 가깝다고 할까.”
 
-이영준 캐릭터는 원작보다 부드러웠다. 본인만의 매력이 들어간 부분은.
“원작만 봤을 때 영준은 굉장히 차갑고 무뚝뚝했다. 웹툰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데, 드라마로 실사화시킬 때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 인물들과 관계에 있어서 표현도 중요하니까. 차갑게만 표현하면 다른 인물과 감정선이 붙을 때 굉장히 어려울 것 같더라. 나름대로 해석해서 차가운 모습 외에 다른 유한 모습도 보여줬다. 초반에는 ‘내가 생각한 영준이가 아니야’ 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좀 더 설득력 있게 표현하면서 밀고 나갔다.”
 
-자뻑 캐릭터와 오글거리는 대사 어색하지 않았나.
“처음에는 원래 쓰는 말이 아니라서 어려웠지만, 익숙해지는 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계속 입 밖으로 내면서 대사 연습을 했다. 평소 사람들과 얘기하면서도 ‘그랬군’ 등 영준 말투로 농담했다. 거울 보면서 혼자 ‘영준이 이 녀석’ 하는 게 가장 오글거렸다. 마음속으로는 ‘이 정도 생겼으면 괜찮아’ 생각해도 입 밖으로 내는 사람들은 잘 없지 않냐. 초반에 오글거리는 장면이 많아서 조금 힘들었는데 견뎌내니까 나중엔 즐기게 됐다. 재수 없게 비춰지지 않고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게 숙제였다. 뉘앙스를 조절하면서 중간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최고의 사랑’ 차승원이 떠올랐는데.
“다른 작품 캐릭터를 벤치마킹하지는 않았다. 원작 웹툰이 있으니까 나만의 해석이 중요했다.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였다. 작의적인 설정이지만, 세상에 한 명쯤은 있을 것 같은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표현할까’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촬영에 들어가면 최선을 다해서 아쉬운 지점이 있을지언정 후회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품이 끝나면 쉽게 털어버릴 수 있는 것 같다. 이번에도 정말 재미있었다.”

-박민영과 케미가 도드라졌는데.
“이 작품은 로코라서 영준과 미소의 감정선이 가장 중요했다. 화면에 나오지 않았지만, 영준이 10년 가까이 비서 미소와 일하면서 어떤 신뢰가 쌓였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연스럽게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연기해 어색한 점은 없었다. 영준은 미소랑 계속 붙어 있으니까 좀 더 좋은 호흡을 위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다른 작품보다 더 노력한 건 없지만, 이런 요인 때문에 ‘케미가 좋다’는 말을 많이 해주는 것 같다. 미소가 돋보여야 하는 장면은 더 몰아주면서 완급조절을 했다.”
 
-박민영과 키스신, 베드신도 자연스러웠다.
“감사하다고 해야 되나. 베드신 장면 나올 땐 어른들이 아이들을 빨리 재웠다고 하더라. 원작보다는 조금 순화시킨 거다. 만약 베드신이 첫 회부터 나왔으면 문제됐을 수 있는데, 그 동안 충분한 감정선이 있지 않았냐. 감정의 호흡에서 오는 분위기 때문에 조금 더 야해 보이는 게 극대화된 것 같다. 원래 대본에는 ‘단추를 푼다’는 지문이 있었는데, 미소가 리본이 달린 옷을 입고 와서 연출할 상황이 더 생겼다. 박민영씨와 호흡이 좋아서 자연스러운 장면이 탄생했다.”
 
-‘박민영과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반응 많은데. 실제 연애 가능성은.
“로코라는 장르 속성 자체가 그런 것 같다. 전 작품 ‘쌈, 마이웨이’ 할 때도 ‘김지원씨랑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번에도 ‘박민영씨랑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잘 어울렸구나’라고 받아들였다. 공개 열애는 글쎄….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게 더 많지 않냐. 나도 사생활을 지킬 수 있는 권리가 있으니까. 너무 많은 걸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적당한 선에서 알릴 필요가 있지만, 그 순간이 돼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쌈, 마이웨이’와 ‘김비서’로 로코킹 이미지 굳건해졌는데.
“‘김비서’가 로코인데도 출연한 건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생각해보니 ‘없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 어떤 배우가 봐도 욕심날법한 캐릭터 아니냐. 그 동안 계속 로코만 한 게 아니다. 영화 ‘청년경찰’로 장르적인 모습 더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차기작인 영화 ‘사자’도 전혀 로맨스가 없는 작품이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윤식당’으로도 많은 사랑 받았는데.
“예능은 내 본모습이 드러나지 않냐. 연기할 때 이입이 안 될까봐 두렵다. 나영석 PD의 부름을 받았을 때 ‘해외에 나가서 식당을 운영할 기회가 있을까’ 싶더라.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감정을 교류할 기회도 많지 않으니까. ‘윤식당’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시즌1이 잘 돼서 시즌2가 당연히 잘 될 거라는 기대보다 부담이 컸다. 기존 멤버들에 누를 끼칠 까 걱정 돼 스페인에 가기 전날까지도 잠을 못 잤다. 가게 오픈 하는 날부터 하루하루 미션 같았다. 카메라가 24시간 도니까 압박처럼 느껴졌는데, 설정으로 멋있는 모습 보여주지 않아도 어느 새 식당 직원으로 녹아 들어서 일을 하게 됐다. 본방송으로 보니까 너무 일만 한 것 같더라. 다음 기회가 생기면 좀 더 웃음을 주고 싶다.”
 
-작품 계속 흥행하는 비결은.
“잘될 줄 알고 시작하는 경우는 없다. 나름 신중하고 작품 선택하는 과정도 길다. 다만 내가 자신 없는 건 선택하지 않는다. 시도의 느낌으로 하기 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한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했는데 좋은 평가를 해줘서 감사하다. 앞으로 또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 ‘사자’도 최선을 다 할 거다. ‘김비서’ 종방연 날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게 최고의 노력이다.”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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