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한화, 포스코, 두산, SK, LG 등이 신성장 동력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는 태양광 사업에 거액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포스코와 두산은 회장 의지를 반영해 각각 에너지 소재, 연료전지(연소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전지)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SK와 LG그룹 주력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포스코 두산 SK LG그룹 등은 에너지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해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등과 함께 '에너지'를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낙점하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 한화 태양광 사업에 3년간 9조 투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을 낙점한 한화그룹은 향후 3년간 태양광발전 장비 생산 공장 신·중설과 발전사업에 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1위 태양광 기업(쎌 생산)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정부의'신재생에너지 3020'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선택이다.
한화큐셀은 세계 2위 시장인 미국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 휘트필드카운티와 미국 최대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는 다자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착공해 내년 내 상업생산 예정으로 규모는 1.6GW(약 2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전기량) 수준이다.
한화큐셀은 주정부와 카운티로부터 부지 무상제공, 재산세 감면 및 법인세 혜택 등 총 3000만달러(330억원) 이상의 혜택을 받는다. 세계 2위 태양광 시장이자 한화큐셀의 주력시장인 미국의 수요에 적극 대응해 세이프가드(태양광 셀과 모듈에 최대 30%의 관세 부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태양광 1위 회사로서의 입지를 굳힐 방침이다.
◇ 포스코·두산, 회장 의지 반영해 전지사업에 총력
신성장 사업으로 에너지 소재를 낙점한 포스코는 27일 호주 퍼스에서 호주 '갤럭시리소스(Galaxy Resources)'와 리튬 염호 광권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광권을 확보한 염호는 1만7500헥타르 규모로 20년간 매년 2만5000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염수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호주 필바라미네랄스(Pilbara Minerals)로부터 연간 3만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리튬정광을 장기 구매 계약을 맺은 포스코는 이번 염호를 추가로 확보해 2021년부터 연간 5만5000톤 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수산화리튬 및 탄산리튬은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에 원료로 공급돼 포스코켐텍의 음극재와 함께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소재 사업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이차전지사에도 리튬 공급을 확대하게 돼 국내 원료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신성장 사업으로 우선 에너지 소재 분야를 보고 있다는 최정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당분간 양극재와 음극재의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이며 2020년 에너지저장소재 전세계 시장 20%, 연매출 15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원 두산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한 연료전지 사업은 승승장구 하고 있다. 올해는 사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까지 기대하고 있다.
두산의 올해 상반기 연료전지부문 수주액은 8400억원으로 지난해 3116억원과 비교해 약 170% 상승했다. 2016년 100억원, 지난해 6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증권가에서는 두산이 연료전지사업에서 2014년 사업 진출 이후 첫 흑자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수주액은 220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연료전지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에 연료전지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대산그린에너지(두산, 한화에너지, 한국동서발전, SK증권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가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에 건설하는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에 연료전지 114대(총용량 50MW)를 공급하고 준공 후 장기 서비스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생수소 연료전지는 각종 화학공정의 부산물로 생기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다. 대산그린에너지가 짓는 이번 발전소는 세계 최초의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로 2020년 완공되면 서산 지역 17만여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연간 40만MW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연료전지 사업 진출 이래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제 초기 단계인 부생수소 연료전지 시장에서 두산과 협력사 뿐 아니라 한국이 기술 경쟁우위를 갖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SK·LG 전기차 배터리 공장 확충·원재료 수급 확보
SK와 LG그룹은 주력 계열사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외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서산 제2 배터리공장에 7호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헝가리와 중국에 공장을 착공한다. 세 곳의 공장 생산설비가 가동되면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현재 연간 3.9GWh에서 약 20GWh가 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국내 1위, 세계 4위에 올라있는 LG화학은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를 투자해 중국 난징에 제2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은 18GWh에서 32GWh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합작 법인과 계약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와 수산화 리튬 수급체계도 넉넉히 확보한 상황이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