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결정임박...'가상화폐 가상계좌 발급중단은 위헌인가 아닌가'
헌재 결정임박...'가상화폐 가상계좌 발급중단은 위헌인가 아닌가'
  • 양인정 기자
  • 승인 2018.08.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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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결정따라 가상화폐 시장 요동칠 것"
헌법재판소.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헌법재판소가 가상화폐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갔다. 헌재의 결정이 다가오면서 가상화폐 거래자들의 시선이 다시 헌법재판소로 쏠리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공고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 규제에 대한 위헌성’에 대해 "재판관들이 사건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법조계는 헌법재판소가 특정 사건에 대해 검토 사실을 공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평의’에 들어가 곧 결론을 낼 것으로 판단했다.

평의는 심판 결론을 내기 위해 재판관들이 쟁점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표결하는 과정이다. 평의는 기록관도 배석할 수 없고 모든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한다.

헌법재판소가 평의를 공고한 것으로 해석했을 때, 가상화폐 거래 규제에 대한 위헌 여부가 곧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12월 13일 ‘가상통과 관련 긴급대책’을 공표하고 이어 28일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 발표를 통해 거래소가 가상화폐 거래자에 대해 가상계좌의 발급을 중단시켰다.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이 거래자의 실명을 확인해 거래자 명의 계좌에서 입, 출금하도록 규제했다. 가상화폐 거래가 과열되면서 정부는 유사수신, 외환거래법 위반, 탈세 등 편법 및 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규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헌재의 판단은 이 같은 정부의 규제책에 대한 위헌여부에 대한 것이다. 

◆ 헌재결정에 따라 시장 '요동'

헌법재판소가 금융당국의 규제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 가상화폐 대한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에 제동이 걸린다.

업계는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우선 중소 거래소의 시장진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규제로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과 거래를 맺지 못했던 중소 거래소가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헌결정으로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입법이 강제되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가상화폐 법률체계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는 ICO(가상화폐공개)에 대한 규제 완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크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위헌 결정으로 새로운 입법이 되면 법률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ICO 허용에 대한 공론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며 “이 경우 외국의 사례를 참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ICO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ICO를 하려는 기업은 해외로 나가는 상황이다.

반면 헌재가 합헌결정을 내린다면 당연히 거래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의 규제가 법률의 근거가 없다는 점이 재판의 쟁점이지만, 시장에서는 가상화폐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점으로 각인돼 가격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거래소와 거래하는 은행을 통해 자금세탁 현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압박을 받았다”며 “합헌결정이 나오면 이 같은 규제와 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헌재, 눈여겨보는 쟁점은  

헌재의 심판 대상은 ‘가상화폐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다. 규제의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법률의 근거가 없다면 위헌이다.

앞서 가상화폐 거래자들은 올해 1월 정부의 실명제 규제가 법률의 근거 없이 재산권을 침해했다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청구인들은 정부의 규제가 외형적으로 은행을 규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은행을 통해 거래소와 이용자들을 규율했고 여기에 그 어떤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청구인들은 청구서에서 “정부 대책 중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는 단지 국무조정실장 명의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내용”이라며 “적어도 실명제 부분은 ‘특별대책의 집행’으로, 법률에 근거한 규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규제는 금융위원회가 필요한 경우 은행에 대해 약관의 변경을 권고할 수 있다는 은행법과 금융정보분석원장이 금융회사의 업무를 감독, 명령, 지시할 수 있는 특정금융정보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법적 근거를 밝히며 맞서고 있다.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헌법소원은 지난 1월 정희찬 변호사를 시작해 현재 총 347명의 청구인단이 참여했다.

청구인들의 헌법재판을 대리하는 정희찬 변호사는 “초법적인 행위로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것은 정부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 앞에서 가상화폐를 탈법 수단으로 보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서려 있다”며 “헌재가 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위헌을 선언하면 새로운 산업환경에 한 발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