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료 할인과 평생 건강관리, 심리상담 등 다양
소비자 연령별, 생애 전 기간 건강관리 코칭 서비스 제공

[한스경제=전근홍 기자] 보험 산업이 포화상태로 접어들어 위기라는 분석이 팽배하지만 한편에선 도리어 도약하기 위한 적기(適期)라는 시각도 있다. ‘웰빙’이라는 화두 위에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건강을 챙기고 컨디션을 관리하는 인구가 늘어나 보험사가 제공하는 ‘헬스케어서비스’를 통해 보험사-가입자 모두 공동의 이익을 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헬스케어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방식 등으로 가입자들이 생활습관을 고치거나 건강관리 활동으로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 경제적인 보상을 해준다. 보험사의 입장에선 손해율이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긴다는 점에 매력적이다. 

보험상품의 상향평준화로 각 사별 보장담보의 구성과 특징이 비슷해 소비자를 유인 할 수 있는 효과가 떨어진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생보사와 손보사들은 헬스케어서비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지난 4월 출시한 헬스케어서비스 상품은 두 달 만에 6만371건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신계약에 의한 초회보험료(1회차)는 37억 5000만원에 달한다.

국내 생보사들의 경우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증진형’ 상품의 틈새시장 개척을 위한 특화 상품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건강관리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며 이에 따른 장기 가입률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에서다.

저축성보험 비과세 축소 등 대내외적 요건이 장기보험과 변액보험 판매 축소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원인도 크다.

◆생보사, 빅테이터를 활용한 ‘건강증진형’ 상품 개발 봇물

NH농협생명은 올해 하반기 건강증진형 상품 콘셉트에 맞춘 특화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도 올해 상반기내 헬스케어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신설된 건강보험팀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건강보험 요율을 축적, 헬스케어 관련 보험을 론칭할 계획이다.

ABL생명의 경우 회사 온라인채널 브랜드 ABL인터넷보험이 리워드형 헬스케어 앱 서비스업체인 ‘캐시워크’와 지난 8일 건강증진형 보험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이번 MOU를 통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 ▲Wellness(건강관리) 프로그램 개발 ▲온라인 광고 제휴 ▲고객창출 사업 등을 함께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캐시워크와 ‘The 건강든든 캠페인’을 론칭하고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캠페인은 ‘걸어서 건강, 보장받아 든든’이라는 콘셉트로 오는 5월부터 시작되며 캐시워크를 통해 교보라이프플래닛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캐시워치(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제공한다.

이외에 삼성생명은 ‘통합올인원CI보험’에 가입 후 15년 이내에 CI진단을 받은 고객에게 ‘CI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담 간호사를 통해 진료 동행, 입·퇴원 수속은 물론 일반적인 건강상담이나 진료 예약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5년간 지원된다.

한화생명의 경우에는 건강상담(직계가족 상담 예약 포함), 전국 병의원 정보제공 및 진료 예약, 분야별 명의 정보제공 및 예약대행, 맞춤 건강검진 설계 및 예약중대질환 에스코트, 상조연계 서비스, e-건강월간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손보사, 이종(異種)산업 연계 활발…IT업체 제휴, 병원진료예약 등

손해보험사들은 IT업체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헬스케어서비스 폭을 넓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험 상품에 전문 의료진 건강상담, 병원 진료예약 대행, 건강검진 우대 등 헬스케어와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해 영역확장에 나서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올해 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레몬헬스케어와 함께 헬스케어 플랫폼 관련 의료협력 체계 구축, 보험금 간편 청구 프로세스 등 보험 관련 디지털 서비스 개발을 위해 나섰다. 또 고령자 요양사업 목적의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해 하루 중 일정시간 동안 고령자의 활동을 지원하고 신체, 인지 기능의 유지향상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화재는 15개 진료과 전문의와 임상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간호사로 구성된 전문 의료진의 1대1 전화상담을 제공하는 ‘건강상담 서비스’, 전국 30여 대형병원과의 협진 시스템으로 ‘진료예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국 90여개의 제휴 대형병원과 검진 네트워크를 통해 맞춤형검진 패키지 안내 및 우대 예약 대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웨어러블’기기를 활용해 연간 도보 수 목표를 달성하는 고객에게 영업보험료 1 %를 할인해주고 있으며 이를 통한 고객 정보도 축적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새로 출시한 암보험에 가입할 경우 10년 동안 평상 시 건강관리부터 암 발병 및 재발 치료까지 단계별로 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에 가입한 고객을 위해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건강·육아상담, 병원안내 및 예약대행, 검진안내 및 예약대행이 가능하다. 또 열관리·열 예방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의 체온정보에 따른 열관리 지침과 상담을 제공하고 지역별 발열현황 및 유행성 질병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의 패러다임이 사후 보장 서비스에서 정상인의 건강관리(Care)라는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급격한 고령화, 의료비 지출 증가, IT와의 융합 등에 따라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서비스는 의료법에 따라 개발 수준이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활발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의료행위와 비의료행위에 대한 명확한 구분 없이 보험사가 헬스케어서비스와 상품을 내놓기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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