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천공항 T1 철수, 김포공항 특허경쟁 패배, 강남권 경쟁기업 등장 등 악재 잇달아
중국 단체관광객의 귀환, 호주 JR듀티프리 인수 등 반등 위한 기회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내 롯데면세점/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소희 기자] 면세점업계 부동의 1위인 롯데면세점은 그 동안 경쟁기업을 가뿐하게 따돌리며 업계를 호령해 왔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롯데면세점은 이빨 빠진 호랑이마냥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수익악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의 철수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패배 등 잇단 악재로 속을 앓아야 했다. 여기에 롯데면세점이 독점 중인 강남 면세점 시장에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도전장을 낸 상태여서 과거와 같은 압도적인 시장 장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면세점, 사드보복 직격탄…결과는 실적급감과 인천공항 T1 포기

롯데면세점의 위기는 지난해 3월 중국정부가 사드보복의 일환으로 금한령(禁韓令·한국단체관광금지)을 내린 데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롯데그룹이 사드 기지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정부의 주적(主敵)이 되면서 롯데그룹의 계열사들은 막심한 손해를 맛봤다.

그 결과 롯데면세점의 2017년 영업이익은 단 25억원에 불과했다. 2018년 1분기의 경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매장 오픈과 해외면세점의 성장에 따라 249억원으로 다소 개선된 듯 보였다. 그러나 이 또한 사드보복 이전인 전년 동기보다 36% 감소된 것으로 특히 공항점은 무려 6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롯데면세점은 4개의 인천공항 T1 사업권 중 주류·담배(DF3)를 제외한 향수·화장품(DF1), 피혁·패션(DF5), 탑승동(DF8) 등 3개를 반납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매출 성장세 등을 기반으로 임대료를 책정했지만, 금한령으로 인한 수익악화가 예상돼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드보복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란 풀이가 나오고 있다.

◇특허경쟁서 연패…패권 장악하던 강남권 위협에 긴장

롯데면세점은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1년간 진행됐던 주요 특허권 입찰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제주국제공항 출국장에 이어 올해 인천공항 T1과 김포공항 출국장까지 롯데면세점은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등 경쟁기업에 무릎을 꿇었다.

제주공항 출국장과 김포공항 출국장 입찰경쟁에서 신라면세점과 맞붙었지만 모두 패했다. 이로써 업계 1·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간의 격차는 두 출국장에서의 예상 매출(약 1200억원)만큼 줄었다. 무엇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김포-제주 등 3개 공항에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라는 별칭을 신라면세점에 내주고 말았다.

인천공항 T1의 경우 '떠오르는 샛별' 신세계면세점에 완패했다. 예선전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은 신세계면세점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환호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을 뿐만 아니라 1위를 목표로 도약하려는 신세계면세점에 직접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까지 담당해야 했다.

한편 롯데면세점이 코엑스점과 월드타워점 등 2개 매장운영하며 독점해 오던 강남권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센트럴시티점(7월)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11월) 등이 오픈했거나 오픈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롯데면세점이 두 경쟁기업과의 승부에서 점유율 하락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란 관측을 제기되고 있다.

최근 1년간 롯데면세점이 참여한 면세점 특허 입찰 결과/표=한스경제

◇사드보복 해빙 조짐에 반등 기대…해외면세점 확장 등 총력

최근 베이징시, 산둥성, 후베이성, 충칭시 등 중국의 6개 성·직할시에서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한 데 이어 상하이와 저장성 등에서도 허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드보복 이전에 중국인 단체관광객 특수를 가장 많이 누렸던 롯데면세점이 사드보복 해빙효과를 제대로 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이미지 마케팅, 해외시장 확대 등에 집중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 내국인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쇼핑을 맛있게 사다 냠(LDF 형상화)` 광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한류스타들을 대거 출연한 것은 물론 한국어·중국어·일본어·영어 등 4개 국어 버전으로 제작된 이 광고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선호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해외면세점 운영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일본 긴자시내점과 간사이공항점, 미국 괌공항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내점, 태국 방콕시내점, 베트남 다낭공항점과 나트랑깜란공항점 등 총 7개 해외면세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해외면세점은 꾸준한 성장으로 올해 2000억원 매출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달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8월21일 호주 면세기업인 JR듀티프리를 인수했다. 이번 계약으로 롯데면세점은 브리즈번공항점, 멜버른시내점, 다윈공항점, 캔버라공항점 등 호주 4개 지점과 뉴질랜드 웰링턴공항점 등 총 5개점을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롯데면세점은 국내 1위, 글로벌 2위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낸다는 계획이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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