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팽동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소비가전 박람회 ‘IFA 2018’에서 인공지능(AI)과 8K TV를 앞세워 가전제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IFA는 전세계 약 1800개 기업이 참여하고 25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는 유럽 최대 규모의 가전 박람회다.

삼성전자는 31일부터 시작된 박람회에서 업계 최대 규모인 12572㎡(약 3800평) 면적의 전시·상담 공간인 ‘삼성 타운’을 마련, 하반기 전략제품과 홈 IoT(사물인터넷) 관련 제품을 대거 전시했다.

LG전자도 전년대비 약 24% 늘린 4699㎡(약 1420평) 면적의 대규모 부스를 마련했다. 이와함께 조성진 대표이사 CEO 부회장과 박일평 CTO 사장이 ‘AI로 더 자유로워지는 삶’을 주제로 첫날 기조연설에 나서며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특히 양사는 모두 AI와 8K를 올해 IFA의 화두로 삼았다. AI 기반 가전제품들의 연결로 구현되는 지능형 홈IoT와 함께 '풀HD(1920×1080) 대비 16배, 4K(3840×2160) 대비 4배' 더 많은 화소를 자랑하는 8K(7680X4320)의 초고해상도 TV가 양사 전시장의 주요 볼거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 삼성, AI 기반 홈IoT로 신시장 개척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IFA 2018'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모습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AI 기반의 홈IoT 사업 강화를 발표했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홈IoT가 소비자 일상에 녹아들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소비자가전(CE)사업부 내 관련 조직을 전사 조직으로 개편하고 역량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2020년까지 3년간 AI·5G 포함 4대 미래 성장사업에 약 25조원을 투자, AI전문가를 1000여 명 수준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AI센터는 AI가전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음성 외에 표정 등 얼굴 인식을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AI 인터랙션’ ▲실시간 영상 인식을 통해 사물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상이해(Virtual Understanding)’ 기술 ▲서버연결 없이도 제품 내에서 AI 구현이 가능한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이용할 때 음성으로 식품 정보를 입력해 보관 식품 리스트를 만드는 단계다. '가상이해’ 기술이 적용되면 냉장고가 스스로 제품의 형상을 인식해 리스트를 만들고 적절한 레시피를 추천해 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투자하고 있는 빌트인 시장의 확대가 AI·IoT 기술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스마트싱스 허브(SmartThings Hub)’ 국내 출시에 맞춰 보안·에너지·헬스(에어케어) 분야 솔루션도 준비하고 있다.

김현석 CE부문장 사장은 “AI, IoT, 5G와 같은 기술이 진정으로 가치를 발휘하려면 사용자는 원하는 것을 말만 하면 되는 수준으로 사용할 때 간편해야 한다”며 “축적된 소비자에 대한 이해와 ‘빅스비(Bixby)’ 적용 확대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보다 진화한 홈IoT 서비스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 LG, 개방형 혁신으로 AI·로봇 사업 박차

'IFA 2018' LG전자 전시관 전경

LG전자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AI가전을 준비해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픈 파트너십, 오픈 플랫폼, 오픈 커넥티비티 등 개방형 혁신이 AI브랜드 ‘LG 씽큐(ThinQ)’의 핵심전략이다. 지난해부터는 CTO부문 산하 소프트웨어센터에 AI연구소를 신설해 음성·영상·생체 인식기술과 딥러닝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서울 실리콘밸리 토론토 방갈로르 모스크바 등 5곳에 AI연구거점을 두고 있다. 2년내 연구인력을 2배 이상 늘리면서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자사 스마트 가전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500만대를 돌파하면서 그만큼 고객과의 접점을 갖게 됐다는 데 의미를 뒀다. 지난해부터 새로 출시하는 모든 제품에 AI 가전의 기반이 되는 무선인터넷 기능을 탑재해왔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로봇청소기, 스타일러 등 주요 생활가전에 AI라인업을 갖췄으며, 그 범위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클로이 홈’에는 네이버 AI플랫폼 ‘클로바(Clova)’를 탑재하는 등 개방형 전략 기반의 협업으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추구한다.

LG전자는 이번에 ‘클로이 수트봇(CLOi SuitBot)’ 신제품 콘셉트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근력을 보조하거나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의 활동과 재활을 돕는다. 이를 포함해 인천국제공항 ‘안내로봇’, 평창동계올림픽 ‘청소로봇’, 가정용·상업용 ‘홈로봇’, ‘잔디깎이로봇’ 등과 올해 초 CES에서 선보인 ‘서브봇’, ‘포터봇’, ‘카트봇’까지 그동안 총 8종의 로봇을 공개했다. 자율주행 기반 로봇 솔루션 분야를 선도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송대현 H&A사업본부장 사장은 “‘LG 시그니처’ 등 독자 브랜드의 초(超)프리미엄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며 “AI, 로봇 등 미래 사업은 개방형 혁신을 기반으로 강력한 시장지배력과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TV시장의 새로운 전장은 8K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IFA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8K TV 출시를 알렸다. LG전자가 하루 앞서 8K OLED TV 세계 최초 출시를 발표했고, 뒤이어 삼성전자가 8K QLED TV를 공개했다. 양사의 제품 모두 AI 기능이 탑재된 것은 물론이다.

LG전자는 8K에서 완벽한 블랙 표현, 뛰어난 명암비 등 OLED 디스플레이의 장점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3300만개에 달하는 화소 하나 하나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므로 뛰어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최대 4000니트(nit)의 밝기를 구현할 수 있는 퀀텀닷 기술로 맞섰다. 높은 밝기의 HDR영상 구동 시에도 수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 내구성, 화면 밝기에 따른 세밀한 색표현으로 8K TV 시장 공략에 나선다.

세계 8K TV 시장은 올해 6만대 수준으로 아직 태동기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해 2022년에는 53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대 QLED로 맞서며 현재 진행중인 이들의 고화질 경쟁은 8K 시장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팽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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