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자의 빚고민 상담소] ‘법 조치’ 하겠다는 빚 독촉...‘법 조치’ 뭘까?
[양기자의 빚고민 상담소] ‘법 조치’ 하겠다는 빚 독촉...‘법 조치’ 뭘까?
  • 양인정 기자
  • 승인 2018.09.02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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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치 안 했는데 했다고 밝히면 '불법'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연체 후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 신청을 앞둔 자영업자입니다. 현재 약 4000만원의 채무가 있습니다. 대부분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입니다.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은 4일 받을 예정인데, 오늘 카드사 두 곳에서 “최소 금액이라도 내지 않으면 법 조치를 하겠다”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 카드사 직원은 또 “일부라도 갚지 않으면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해도 카드사가 동의하지 않아 통과되지 않는다”며 “빚 독촉 관련 비용까지 모두 갚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워크아웃 , 신청할 수 있을까요? (본지 제보 사례)

사례자는 연체 직후 카드사 채권 회수 직원의 말에 프리워크아웃 신청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카드론 대출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전업 카드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론 잔액은 27조 179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카드사의 카드론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풍선효과입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대출상품을 늘리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러다 보니 연체율도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지난 6월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는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이 지난해 2분기 1.91%에서 4분기 말 1.80%로 떨어졌지만, 올해 1분기 말 1.96%로 다시 반등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분기 대비 0.16%포인트 소폭 오른 셈입니다. 금융당국은 악화된 경제지표를 고려했을 때 카드 연체율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법 조치가 채무조정 막지 못해

카드 대출의 연체는 곧 채권추심 즉 빚 독촉으로 이어집니다. 금융소비자는 빚 독촉을 받으면서 여러 채무조정절차를 고려하게 됩니다. 이 사이 채권사 측의 잘못된 정보로 자신에게 맞는 채무조정 기회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채권사나 추심회사가 추심과정에서 흔히 쓰는 말이 ‘법 조치’입니다. 채무자에겐 무서운 말이지만 모호한 말이기도 합니다. 

연체 중 흔히 받을 수 있는 법 조치는 급여 가압류, 지급명령 등입니다. 이와 같은 법 조치가 금융소비자의 공적 채무조정신청을 막을 수 없습니다. 또 연체 직후 곧바로 법 조치가 들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사례자의 경우 법조치가 있더라도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사전채무조정과 재무설계를 하는 사회공헌기업 ‘희망 만드는 사람’의 서경준 본부장은 카드사의 추심 담당자가 말하는 ‘법조치’나 ‘부동의’가 채무자에 대한 상투적인 압박수단이라고 말합니다. 

서 본부장은 “프리워크아웃 절차에서 채권자의 동의, 부동의는 추심담당자의 권한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워크아웃 절차에서 채권금융회사의 동의, 부동의는 채무자의 소득, 재산, 채무 발생경위, 채무의 내용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는 것이 서 본부장의 설명입니다. 

서 본부장은 법 조치와 관련한 비용에 대해서도 “흔히 ‘법 조치 비용’이라고 하면 변호사 비용의 부담을 떠올리게 된다”며 “사실은 지급명령에 신청에 들어가는 비용 몇 만원이 고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료=금윰감독원
자료=금윰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 채권자 빚 독촉, 맘대로 못 해

채무자가 빚이 있다고 채권자의 모든 빚 독촉 행위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 조치가 실제로 진행 중이지 않는데도 진행 중인 것처럼 표시하면 불법에 해당합니다. 현행법은 이와 같이 채권금융회사가 추심과정에서 해서는 안 될 행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추심법에 따르면 ▲채무자에 폭행, 폭언을 하는 행위 ▲사전에 연락 없이 집이나 직장을 찾아가거나 경조사, 위독한 상황임을 알면서 방문하는 행위 ▲카드 깡, 매춘, 장기매매 등 불법적인 수단으로 빚을 갚도록 강요하는 행위 ▲소멸시효가 완성돼 무효인 채권으로 빚을 갚도록 요구하는 행위 ▲가족, 직장동료 등에게 허위 사실을 알려 빚을 갚도록 하는 행위 ▲법원, 검찰에서 작성한 것처럼 독촉장을 만들어 채무자에게 발송하는 행위 등은 불법 추심행위에 해당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채무자가 불법추심이라고 판단되면 추심직원의 소속회사 감사담당자에게 알리고, 증거자료를 확보해 금융감독원 콜센터(1332)와 관할경찰서에 신고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나 채무조정 전문가들은 연체 중이라도 상환능력이 없다면 빚 독촉으로 또 다른 차입행위(돌려막기)로 빚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유순덕 한국금융복지상담협회장은 “채권금융회사의 빚 독촉으로 갚을 능력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사채를 쓰는 사례가 많다”며 “사채가 많을수록 채무조정은 더 어려워진다. 그럴수록 과감히 채무조정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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