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남북경협도 TF 통해 구체화..."내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제9대 포스코 수장 자리에 오른 최정우 회장이 '언행일치' 행보를 보이며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취임 당시 쏟아냈던 다짐들을 하나하나 실현하고 있다. 그룹 내부적으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신성장 동력과 남북경협에 대비하며 '100년 포스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취임 이후 '100년 포스코'를 위해 크고 작은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취임사에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으로 제시했던 '3실(實)'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3실은 △형식보다는 '실질' △보고보다는 '실행' △명분보다는 '실리' 등 이다.  

최정우(오른쪽) 포스코 회장이 지난 7월27일 포항제철소 2고로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제공=포스코

◇ 새 먹거리·남북사업 진행 '실행'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행'이다. 최 회장은 '말'보다는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단적인 예가 지난 7월27일 취임 기자회견 당시 언급한 '에너지 소재 사업과 대북사업이다.  

당시 최 회장은 "에너지저장소재에 들어가는 양극재와 음극재 그리고 전 단계인 원료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양극재는 기본적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를 생산해 공급하는 것이고, 음극재는 천연흑연으로 음극재를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대북사업에 대해선 마그네사이트와 흑연 등 소재사업 주요 원료를 언급하며 대북사업이 진행되면 "포스코가 실수요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켐텍, 포스코건설 등 주요 계열사 등의 역할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대북사업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한 달여가 흐르고 포스코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27일 호주 갤럭시리소스와 리튬 염호 광권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년간 2만5000돈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염수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 2월 호주 필바라미네랄스와 연간 3만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리튬정광을 장기 구매 계약을 맺은데 이어 이번 염호를 추가로  2021년부터 연간 5만5000톤 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수산화리튬 및 탄산리튬은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에 원료로 공급돼 포스코켐텍의 음극재와 함께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국내 이차전지사에도 리튬 공급을 확대하게 돼 원료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사업에도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경협 사업이 본격화 될 것을 대비해 그룹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2018 스틸코리아'에서  "그룹의 각 계열사와 관계사가 모여 남북 경협 관련 TF를 이미 구성한 상태"라고 밝혔다. 

남북 평화 분위기 속에 경협에 대비해 철강산업의 단계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북한의 노후화된 사회기반시설(SOC) 개발이 본격화하면 철강 수요로 연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 회장은 남북 경협이 동북아 협력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무급 임원이 팀장을 맡은 TF를 구성한 상황이다"며 "현재 각 계열사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대북사업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대북사업 TF에는 포스코대우,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등이 주요 계열사가 주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대적인 개혁을 준비하고 있는 최 회장은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진=포스코

◇ 회의·보고 간소화로 '실질'

최 회장은 회의·보고 등을 간소화하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취임 이전에 그룹 차원에서 운영해 온 비슷한 성격의 전략 협의 회의체들을 통합해 '전략조정 회의'로 간소화했다. 전략조정 회의는 안건 발생시에만 개최하고, 참석자도 안건에 관련된 임원들로 한정해 회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보고도 형식보다는 실질에 주안점을 뒀다. 간단한 업무 보고는 이메일로, 업무현황 정보공유 보고는 사내 업무보고 템플릿인 포위스(POWIS)를 쓰되 꾸밈용 그림보다는 내용 위주의 서술형으로 작성토록 했다. 파워포인트는 의사결정용 회의시에 한하여 작성하되 분량은 5매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한 그룹사가 공동 사용하는 사내 업무시스템인 EP 내에서 사람찾기나 메일 수신처 등을 확인할 때 직급레벨 표기를 삭제했다. 직급운영, 성과보상 등에서 유연한 인사체계를 마련해 미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계열사 구조조정으로 '실리' 

계열사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실리도 챙기고 있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사업은 정리하고, 흡수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신성장 사업으로 낙점받았지만, 기술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약 330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한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사업은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분리한 뒤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포스코는 자금 운용 효율화 도모 등을 위해 계열회사인 금속제품 도매업체 포스코P&S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기일은 내년 1월1일이다.   

포스코는 합병 목적으로 "합병을 통해 자금운용 효율화 도모, 업무 효율화 등의 장기적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경영합리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주주가치 및 기업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전 회장과 다르게)최 회장은 사내외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건의 사항인 '포스코 러브레터'를 받는 등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직급, 보고 체계 단순화하는 등 크고 작은 개혁을 준비하고 있는 최 회장은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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