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코스닥 시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 판가가 하락하며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달 31일 9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의 주가 10만6700원 대비 15% 떨어진 수준이다.

◆ ‘어닝 쇼크’ 원인은 램시마 판가 하락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18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9% 감소했고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동기보다 66.7% 줄어든 152억원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25.5%, 66.2% 가량 밑돌았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 측에 매각한 국내 판매권 218억원이 매출액에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제품 판매에 따른 영업이익은 적자라는 의견도 나온다.

2분기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유럽에서의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 판가 하락이 꼽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파트너사에 제품을 공급할 때 미래 가격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인 변동대가를 잡는다. 램시마 가격 하락에 따라 변동대가의 영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에서 램시마 가격이 올해 초 대비 하락해 변동대가를 이전보다 더 많이 잡아야 했다”며 “또 미국 인플렉트라 매출 물량의 경우 변동대가로 잡혔던 금액보다 실제 가격이 더 하락해 이번 분기 램시마의 매출이 유난히 적게 인식됐다”고 전했다.

실제 현재 유럽에서 램시마의 시장 점유율은 53%로 1분기 대비 증가했고 수출 물량 또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변동대가로 인해 매출이 하락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 내 제품별 매출액에서 램시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분기 82%에 달했으나 2분기에는 18%로 줄었다.

아울러 미국 파트너사인 화이자로의 인플렉트라 매출이 3분기로 이연된 점과 허쥬마 매출이 매입 단가가 높은 초기 안전재고에서 발생한 점도 매출 하락의 원인이다. 또 신회계기준(IFRS15) 도입으로 매출이 보수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에는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탓이 크다. 먼저 직접 판매 체계를 구축하면서 인건비가 증가했고 유럽 시장 내 허쥬마 런칭과 트룩시마의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까지 늘었다.

◆ 램시마로 하반기 실적 개선 노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의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가격 조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선민정 연구원은 “유럽에서 램시마 가격이 하락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그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파트너사와의 계약 수정 과정을 거쳐 최저 가격을 설정해 해당 가격 아래에서는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램시마 가격이 현재 수준(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가격의 약 30%로 추정)에서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미국향 인플렉트라 매출 역시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높은 인플렉트라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지난달 기국 식품의약국(FDA)가 공개한 바이오시밀러 액션 플랜(BAP)과 화이자의 보험사 커버리지 확대로 미국 시장 내 점진적인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 또한 하반기 유럽 시장 내 매출 증가가 점쳐지고 있다. 트룩시마는 유럽시장 점유율이 27%로 램시마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허쥬마의 경우 2분기 중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출시됐기 때문이다. 다만 두 제품이 연내 미국 FDA의 판매 승인을 받더라도 해당 매출이 올해 실적에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예측이 나온다. 

구자용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연된 미국 인플렉트라 매출과 트룩시마·허쥬마 유럽 시장 매출이 하반기에 집중돼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FDA 승인 시점은 각각 11월, 12월로 예상되는데 두 제품의 미국 매출이 올해 실적에 기여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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