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난 6월 공언했던 신규 채용이 현실화될 분위기다. 시기와 규모 등 구체적인 사안이 확정되지 않았을 뿐 4년 만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채용에 돌입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조선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선 조선 3사가 모두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 채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올해 기대 이상의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측은 신규 인력 충원 계획을 공언했다.  

대우조선해양이 3일 올 하반기에 2014년 이후 4년 만에 신규채용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대우조선해양

◇ 4년 만에 신규 채용 계획·인력 구조조정은 미정

이날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구체적인 날짜와 규모를 논의하고 있어 확정되지 않았을 뿐 하반기 신규 채용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 관리를 받기 시작한 2015년부터 소수의 신규 채용도 진행하지 않아 4년 동안 신입 사원은 단 1명도 없었다. 올해 역시 자구안 실천을 위해 약 9000명 수준으로 인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6월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 직원 수는 9855명으로 약 900명의 인원 감축이 예상된다. 일부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규채용은 '검토' 수준에 그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측은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신규 채용은 확실히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구안에 대해 "현재 생산 규모나 매출을 유지한다고 하면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내년이나 내후년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희망퇴직이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시장·회사 사정을 고려해 4분기에 결정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자구안 이행 중에도 대우조선해양이 신규채용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정 사장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지난 6월 'CEO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에 신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시기와 규모에 대해선 아직 내부에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올해는 꼭 채용을 실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당시 정 사장은 "올해 말에는 2021년 상반기까지 일감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현재 인력이 조금은 모자란 상황으로 유휴인력을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4년 만에 신규 채용 단행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매년 신규채용을 검토하고있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낮아보이고, 현대중공업은 신규채용은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삼성중공업 "매년 계획은 있지만…"·현대중공업 "신규 채용은 힘들어…"

대우조선해양이 무려 4년 만에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밝힌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공채의 문은 여전히 닫혀 있다. 

지난 2016년부터 공채를 중단한 삼성중공업은 신규채용을 검토중이라고 밝혔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선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매년 신규 채용은 검토하고 있고, 올해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당장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하는 삼성중공업에 신규채용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1만4000명의 인력 규모 30~40% 감축)에 따르면 올해까지 약 2200명의 직원을 더 줄여야하 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임단협에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협의가 진행중이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올해만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한 현대중공업은 필수 인력에 대해서만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상반기 이후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신규 채용은 힘든 상황"이라며 "생존을 모색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R&D(연구개발)와 설계쪽 필수 인력에 한해 수시 채용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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