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요기업 공채 스타트…지난해보다 채용 규모 크게 늘어
반도체·ICT·AI 등 미래먹거리 인재 모집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삼성과 LG, 현대자동차 등 10대기업의 하반기 공개채용 시즌의 막이 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에 따라 올해 채용 규모는 3만 3천여명을 넘으며 ‘역대급’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각 그룹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분야 인재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 현대차, SK, GS, KT, CJ, 롯데, 한화, 포스코 등 10대기업의 계열사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본격적인 공채 일정에 돌입한다. 10대기업 중 KT그룹과 GS리테일 등이 지난달 28일부터 공채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삼성전자, 롯데그룹, CJ그룹 등도 오는 5일부터 공채 레이스에 뛰어든다.

10대 대기업의 하반기 공개 채용 시즌이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의 청년 일자리 지원 정책에 발맞춰 재계도 올 하반기 채용 인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사진=이미지투데이

◆ 삼성전자 1만명, LG·현대차 각각 6000명 채용

올해 10대 기업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3만3000여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이 1만명 채용 계획을 밝힌 가운데 LG그룹과 현대차그룹이 각 6000명, SK그룹이 4500명, 한화그룹이 4000명 등 대규모 채용에 나선다. 지난해보다 많게는 배 이상 크게 늘어난 ‘역대급’ 채용 인원이다.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밝히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재계가 화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주요 기업들은 지난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뒤 하반기 늘어난 신규 채용 계획을 밝혔다.

삼성의 경우 향후 3년동안 4만명 채용 계획을 밝히며 지난 3년간 고용한 2만~2만5000명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인원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매년 1만명 수준을 채용하던 현대차그룹은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향후 5년간 4만5000명 채용 계획을 밝혔다.

SK그룹은 지난해(8200명)보다 늘어난 8500명 채용 계획을 밝혔고 GS그룹도 향후 5년간 연평균 4200명을 채용하겠다며 지난 3년간 평균(3800명)보다 늘어난 채용 계획을 공개했다.

올 하반기 주요 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는 3만3000명을 넘어섰다. 삼성그룹이 1만명 채용 계획을 밝힌 가운데 현대차와 LG그룹도 각 6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출처=각 사

◆ 반도체, AI에서 로봇까지...혁신 위한 ‘미래먹거리’ 화두

10대기업 하반기 채용의 키워드는 ‘미래먹거리’다. 각 그룹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은 물론 로봇, 정보기술(ICT) 등 신성장동력을 이끌어갈 분야의 인력 채용 규모를 대폭 늘렸다.

삼성그룹은 슈퍼사이클을 지속하는 반도체 분야와 DS(디바이스 솔루션) 분야 등의 인력 채용을 늘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2기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있어 신규 인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계열 5개사는 14일까지 지원서를 받는다.

SK그룹도 반도체와 ICT 분야에서 채용 규모를 늘렸다. 올해 SK하이닉스는 그룹 내 가장 많은 1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천 신공장 건설 등으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전문인력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ICT 분야를 이끄는 SK텔레콤 역시 AI와 빅데이터 분야를 중심으로 인재를 모집한다. SK그룹은 오는 14일까지 원서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로봇과 AI, 스마트카 등 혁신 분야 인력을 충원한다. 지난달 말부터 원서를 받고 있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오는 10일까지, 기아자동차는 17일까지 서류를 받는다. 현대모비스의 채용 연계형 인턴사원은 6일까지 서류 접수를 끝내야 한다.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12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주요 대기업 10곳 중 7곳은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거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출처=한국경제연구원

◆ 10곳 중 7곳, 작년과 비슷하거나 채용 규모 늘린다

10대기업 외에도 올해 대기업 중 절반 이상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채용 인원을 늘릴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려는 기업이 늘어난 가운데 업황 개선,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올해 채용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수 300인 이상,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122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절반인 51.6%가 ‘지난해과 비슷하게 채용할 것’으로 응답했다.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곳은 23.8%였고,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응답한 곳은 24.6%를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이 늘어났다는 부분이다. 한경연이 지난해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18.9%에 불과했다. 올해는 채용인원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지난해보다 4.9%포인트 늘어난 반면 ‘지난해와 비슷하게 채용할 것’이라는 응답은 1.5%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채용 인원이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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