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4분기 RUC, ODC 설비 본격 가동
5조규모 크래커, 올레핀 다운스트림시설 투자도 타당성 나서
에쓰오일 울산공장의 석유화학 시설인 제2 아로마틱 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에쓰오일이 사상 최대 규모의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 계획을 밝히면서 사업 다각화를 강화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15년 9월부터 4조8000억원을 들여 RUC(잔사유고도화설비)&ODC(올레핀다운스트림설비)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3년만에 지난 4월 완공, RUC는 3분기, ODC는 4분기에 신규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UC는 원유에서 가스, 경질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 휘발유 등의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RUC는 석유화학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ODC는 RUC 시설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투입한다. RUC가 정상가동 되면 하루 7만6000 배럴의 잔사유를 프로필렌,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ODC 시설은 연간 40만5000톤의 폴리프로필렌(PP) 및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한다.

에쓰오일은 "RUC&ODC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원가절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를 거둘 전망"이라며 "석유화학사업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어 사업 다각화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한 관계자는 “처음 프로젝트 투자 계획을 밝혔을 때 기대수익률을 18.3%로 예상했는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수익성이 증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에쓰오일은 국내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규모인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실행키로 했다.

지난달 22일 울산 온산공장 인근 부지를 약 40만㎡를 매입하고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간 150만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기 위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스팀 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에쓰오일의 이번 프로젝트 투자 결정은 대규모 단일 설비를 갖춰 원료 조달과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경제성과 운영 효율성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정유업계는 너나 할 것 없이 석유화학 분야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국제유가 변동에 영향을 받는 불안정한 정유업 대신 미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석유화학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되는 에틸렌에 과감히 투자하며 채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에쓰오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예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석유화학을 포함한 비정유 분야의 매출 비중은 20%에 지나지 않지만 영업비중은 60~70%에 이른다”면서 “석유화학 분야 투자를 통해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안정적인 사업 포토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나서자, 회사가 곧 한국석유화학협회에 재가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석화협회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 등이 회원으로 가입돼있어 협회 회원사들과 사업 협력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며 “RUC&ODC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재가입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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