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아프리카TV가 글로벌 미디어 업체들의 주가 급락과 정부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아프리카TV가 지속적으로 실적을 개선해나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유일의 동영상 플랫폼 종목으로서 동영상 플랫폼 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 넷플릭스 사태와 정부 규제 움직임에 주가 하락

아프리카TV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0억원, 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4%, 43%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매출 289억원·영업이익 64억원)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아프리카TV 주가의 변동성이 높아진 건 지난 7월 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주의 폭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코스닥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뿐 아니라 아프리카TV 등 미디어·엔터 종목이 동반 하락했다.

게다가 정부와 국회가 아프리카TV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아프리카TV의 사이버머니인 ‘별풍선’의 결제 한도가 높아 개인 방송의 선정성·폭력성이 짙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아프리카TV는 지난 6월부터 결제 한도를 30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추는 자율 규제를 시행 중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인 방송 업체들을 대상으로 유료아이템 환불거절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 제재에 나섰고 보건복지부의 경우 비만 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개인 방송 인기 콘텐츠인 ‘먹방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e스포츠·신규 콘텐츠로 성장세 지속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영상 플랫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아프리카TV가 이같은 악재를 이겨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7월 발표한 ‘6월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2분기 전체 트래픽의 53.4%가 동영상 콘텐츠 소비에 사용됐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용자들의 데이터 환경이 개선되면 동영상 플랫폼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져 아프리카TV의 별풍선·광고 수익의 고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트래픽이 증가하면 광고 단가가 올라가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아프리카TV는 e스포츠(e-sports·electronic sports)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혜를 입을 종목으로 꼽힌다. 세계 e스포츠 관객수가 늘어나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게임 관련 트래픽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임 업체들 역시 흥행을 위해 e스포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 새로운 흥행 게임의 등장으로 e스포츠 종목이 다양화되는 점이 아프리카TV에 긍정적”이라며 “아프리카TV는 그동안 ‘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 ‘아프리카TV 펍지(PUBG) 리그(APL)’를 개최하는 등 국내 e스포츠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주력 콘텐츠 외에 새로운 종류의 콘텐츠로의 신규 이용자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아프리카TV 자회사 프릭엔은 현재 트래픽·매출이 집중된 게임·e스포츠, 먹방, 보이는 라디오 등에서 벗어나 교육·뷰티·취미 등 다양한 분야의 진행자를 발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성을 확보하고 트래픽·매출원을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유명 개인 방송 진행자들이 이탈하면서 줄곧 하락했던 월간순이용자수(MUV·Monthly Unique Visitors)가 월드컵·아시안게임 스포츠 이벤트 효과와 새로운 콘텐츠 확보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그동안 아프리카TV의 가파른 성장세가 대부분 별풍선 등 아이템에서 비롯된 만큼 추가적인 실적 개선에는 광고 사업의 성과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별풍선 매출액은 2015년 분기당 150억원 수준에서 2018년에는 250억원으로 두 배가까이 늘어났다”며 “광고 매출액의 경우 3년간 정체 상태인데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강화를 통한 광고 추가 확보가 매출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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