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데이터 혜택ㆍ중저가 모델 출시 등 눈높이 공략 나서
10대 중고생 대상으로 월 500MB(하루 100MB씩 5회)의 데이터 무료 충전 혜택을 제공하는 ‘데이터스테이션’ 키오스크를 SKT 중고생 모델들이 이용하는 모습

[한스경제=팽동현 기자] 국내 ICT기업들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5G 시대의 핵심고객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주요 ICT기업들이 밀레니얼 세대 공략을 강화한다. SK텔레콤과 KT는 경쟁적인 요금제 개편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 대상 혜택을 대폭 늘렸고, 삼성전자는 밀레니얼 세대 공략을 목표로 중저가 스마트폰에 신기술을 선탑재하기로 했다.

ICT기업들이 밀레니얼 세대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미래의 주요 고객이라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넘어, 5G라는 새로운 지형 위에 구축될 소비문화에 있어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그 형태까지 이끌어갈 핵심계층이기 때문이다. ICT기업들은 데이터를 소비하며 콘텐츠를 향유하는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1020세대 두고 경쟁하는 이통업계

이통사들이 밀레니얼 세대에 내민 당근은 데이터 혜택이다. SK텔레콤은 1020세대를 겨냥한 ‘0플랜’ 요금제에 이어 추가적인 데이터 혜택을 제공하는 ‘0라이프’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이에 맞서 KT는 자사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인 ‘데이터 온(ON)’을 기반으로 만 24세 이하 대상 요금제인 ‘Y24’ 요금제를 개편했다. 모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기반으로 이뤄진 개편이다.

SK텔레콤은 과거 TTL 이후 20여년 만에 새로운 컬처브랜드 ‘0(영)’을 지난달 론칭, 만 24세 이하 대상 요금제 ‘0플랜’을 선보였다. 전체 이용자 평균 대비 1.7배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1020세대만을 따로 겨냥한 것이다. 이어 이달에 추가로 선보인 ‘0라이프’ 프로그램을 통해 20대 대학생들은 캠퍼스 전용 데이터와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무료로 쓰고, 10대 중고생은 게임, 카메라, 커뮤니티, 음악 분야 15개 앱을 데이터 소진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폭넓은 혜택을 제공한다.

KT는 기존 만 24세 이하 요금제 자체를 대폭 개편하며 이에 맞섰다. KT의 ‘Y24 온(ON)’ 요금제는 ‘데이터 온’ 요금제의 구조와 콘셉트를 이어받아 ‘톡’, ‘비디오’, ‘프리미엄’의 3종으로 구성된다. 특히 이 중 가장 저렴한 ‘톡’ 요금제에서 ‘Y24 온 톡’은 기존 ‘데이터 온 톡’의 2배인 6GB의 기본 데이터를 제공한다. ‘Y24 온’ 요금제 선택 시 ‘미디어팩’, ‘프라임무비팩’ 등 콘텐츠 관련 부가서비스를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일부 손해를 감수하면서 이러한 혜택을 내놓은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5G시대 주력세대부터 붙잡기 위한 선투자라 할 수 있다"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관련 개편이 마무리되면서 요금체계가 전반적으로 정리됐기에 이같은 세부적인 공략이 가능해진 측면도 있다. 그동안 고령층에게는 정부 차원의 요금 지원이 제공된 반면, 1020세대에게는 이렇다 할 요금 혜택이 없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이와 관련해 아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차차 전략을 수립해나간다는 입장이다.

◆ 밀레니얼 세대에 올인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휴대폰·태블릿·TV 등 각종 스크린을 통해 콘텐츠를 창조하고 공유하는 데 익숙하다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각 공간과 상황에 따라 스크린에 담고,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해 화질·콘텐츠 등 사용자 경험 전반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5G를 포함한 4대 미래 성장사업에 2020년까지 3년간 약 25조원을 투자하고 AI전문가 1000여명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나아가 최근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플래그십 모델을 구매할 여유가 안 되는 밀레니얼 세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요 혁신을 밀레니얼 세대에 제공하기 위해 중저가 모델을 차별화하려 한다”며 중저가 스마트폰에 신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사용자 저변 확대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에 내준 점유율을 수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로 보고 있다.

가전 분야에도 삼성전자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유렵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17’에서는 유럽 밀레니얼 소비자 70% 이상이 일과 여가 모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점에 착안,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을 내세워 주방의 역할 확대, 가전의 개인비서화, AI·IoT(사물인터넷) 기반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을 소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은 밀레니얼세대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기존처럼 신기술이 우선적으로 적용되지 않더라도 향후 그 이상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

팽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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