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단순 물류센터 아닌 연구기능" 설득 중
[한스경제=김소희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삐에로쑈핑과 쇼앤텔 등 자신이 구상한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한 물류센터 건립 부문에서는 유독 난항을 겪고 있다. 물류센터 예정지인 하남시 미사지구 주민들이 건립을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잡화점, 가정간편식 전문매장, 가전제품 플래그십 스토어, 남성 패션 편집샵 등 `유통`이란 큰 틀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새로운 재미를 원하는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콘셉트의 `삐에로쑈핑`을 선보였다. 정 부회장은 6월28일 오픈한 1호점 `삐에로쑈핑 코엑스점`에 이어 6일 동대문 두타몰에 2호점을 오픈했다.
또한 정 부회장은 간편식 PB브랜드 `피코크`를 취급하는 전문점을 9월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열었다. 정 부회장은 노브랜드를 이을 PB브랜드 전문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렉트로마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10월경 서울 논현동에 오픈될 예정이다. 일렉트로마트는 대형마트를 찾는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 `정용진 표 남성놀이터`라는 별칭을 얻은 곳으로,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는 일렉트로마트가 등장한지 약 3년 만에 이마트나 이마트트레이더스를 벗어난 첫 번째 매장이다.
지난달 28일 스타필드 하남에 자리 잡은 `쇼앤텔`도 정 부회장의 작품이다. 정 부회장은 남훈 더알란컴퍼니 대표와 협력해 `스타일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의 남성 패션 편집샵인 쇼앤텔을 론칭했다.
탄탄대로만 걸을 것 같은 정 부회장이지만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건립과 관련해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3월말 진행된 채용박람회에서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에 아마존을 능가할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NE.O`를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약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하남시와 미사지구 주민의 반대로 답보상태다. 이들은 교통혼잡과 주민안전, 매연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온라인 물류센터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에 진행된 설명회에서도 양측의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물류센터 건립 소식이 전해진 후 4월에 해당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했다”며 “주민들은 대규모 물류센터로 인한 교통혼잡이 더욱 극심해질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매연문제와 주변 학교 학생들의 안전문제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하남시와 주민들에게 그룹이 갖고 있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온라인 물류 기능뿐만 아니라 e커머스 분야의 IT 관련 연구 기능도 함께 적용되는 시설이다. 단순한 물류센터가 아니다”라며 “주민들이 물류센터 건립 후 교통혼잡을 우려하는데, 우리는 물류차량도 경쟁업체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남에는 기존의 이마트를 비롯해 스타필드를 오픈할 만큼 많은 투자를 해 왔다. 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투자할 의지도 있다”며 “주민들과 만나 걱정하는 부분을 해소하고 하남시 전체 발전을 위한 그룹의 청사진을 전달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희 기자 ksh333@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