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대회 이름이 '중도해지...'? 스포츠 속 지나친 상업주의 우려
골프 대회 이름이 '중도해지...'? 스포츠 속 지나친 상업주의 우려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09.0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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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프대회의 갤러리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KPGA 제공.
한 골프대회 갤러리들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K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갤러리들이 대회를 ‘중도해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 골프 관계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의 대회명이 올해부터 ‘중도해지OK정기예금 박세리 인비테이셔널(9월21~23일•88CC)’로 바뀐 데 대해 이렇게 비꼬았다. 이 관계자는 “후원사명이 붙는 것이야 정도에 어긋나지 않지만, 특정 상품명을 대회명으로 하는 건 지나친 것 같다. 대회 품격이 떨어져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상품=골프 대회명’는 이례적

식품 등 잘 알려진 상품 이름을 대회 명칭에 쓴 골프대회는 있었지만 금융상품명이 사용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중도해지’라는 부정적인 어감 때문에 지나친 상품 홍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OK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6일 “요즘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등 상품명을 골프 대회명에 넣어 홍보하는 추세다. 그래서 금융상품명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중도해지’의 어감은 안 좋을 수 있지만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혜택이다. 그 혜택 자체가 소비자들한테 인기를 얻었고 평가를 좋게 받아 진행을 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중도해지OK정기예금 판매 1조원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 회사명 대신 예금상품을 이름 앞에 넣었다”며 “노골적으로 상품명을 노출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단지 그동안 금융상품명을 사용한 경우가 없었던 것일 뿐 삼다수(KLPGA), 정관장(프로농구), 신한은행 MY CAR(프로야구) 등 유사 사례는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에 지나친 상업주의는 우려

중도해지OK정기예금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의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세마스포츠마케팅의 고위 관계자는 명칭 변경에 대해 “대회 명칭은 주최사가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스폰서가 스포츠 대회나 리그 명칭을 통해 홍보 효과를 노리는 건 당연한 비즈니스 논리다. 실제 신한은행의 MY CAR 대출 상품도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 상품의 올 해 상반기 취급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가 프로야구 시즌 명칭으로 확정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0% 수준의 판매액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스폰서명이 아닌 특정 상품을 내거는 등 지나친 상업주의는 스포츠의 순수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역동성, 환희와 감동은 뒷전으로 밀린 채 유니폼과 대회명 등을 통해 비즈니스 논리가 더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골프 대회명은 어떻게 정해지나

골프 대회명은 보통 앞자리에 스폰서의 이름이, 뒤에는 오픈, 챔피언십, 클래식, 프로암, 채리티, 마스터스 등이 붙는다. ‘오픈’은 대회를 아마추어들에게도 개방한다는 의미이며 ‘챔피언십’은 프로들 중 최고를 가린다는 뜻이다. ‘클래식’은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에 붙이는 명칭이다. ‘인비테이셔널’은 초청, ‘프로암’은 프로 선수와 유명인이 동반 플레이를 하되 성적을 따로 집계하는 대회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이 대표적이다.

‘채리티’는 자선 단체를 후원하거나 사회 공헌 등의 특정 목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성격이 강하다. ‘마스터스’는 골프 마스터가 되자는 뜻을 담고 있다. 한 골프 관계자는“대회 명칭은 경기 진행 방식, 출전 선수의 자격 등에 따라 다르게 붙여진다. 제약은 따로 없다. 그래서 후원사에서는 대회 명칭을 필요에 따라 변경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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