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0만6250가구, 찜질방ㆍ고시원 등지서 지내

[한스경제=전근홍 기자] 안정된 주거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여관이나 찜질방, 고시원 등지에서 하루를 나는 이들이 50만 가구를 넘어섰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폭등하자 내 집 마련의 꿈을 아예 접은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오피스텔을 제외한 ‘주택 이외 거처’ 가구 수(집단시설ㆍ외국인 가구 포함)는 전년(2만6793) 대비 5.6% 늘어난 50만6250가구로 나타났다.

출처=연합뉴스

통계청이 집계한 수치는 주거형태를 ‘주택’과 ‘주택 이외 거처’로 분류한다. 이 때 주택 이외 거처는 오피스텔,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 기숙사 등 특수 사회시설, 판잣집·비닐하우스, 기타 등으로 나뉜다. 기타에는 음식점 등 상가에서 먹고 자는 영세 자영업자도 포함된다.

결국 이러한 주거형태는 사실상 제대로 된 집이 없이 생활하는 주거 취약가구인 셈이다.

주거형태 별로 가구수 증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주택에 사는 가구는 1922만 가구로 2016년 대비 24만1000가구(1.3%) 늘었다. 증가 속도를 비교하면 주거 취약가구(5.6%)가 주택 거주 가구보다 4배 이상 빠르다.

서울 지역만 놓고 보면 주거 취약가구의 증가세가 더 두드러진다. 서울 지역에서 오피스텔을 제외한 주택 이외 거처에 사는 가구는 지난해 9만4191가구로 전년보다 5157가구(5.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주택에 사는 가구는 0.1%(4052가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114만가구로 2016년(103만가구)보다 11만가구(10.7%) 늘어났다. 전체 가구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5.4%에서 5.9%로 확대됐다.

부동산 시장 한 관계자는 “주거 환경의 악화는 최근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집값 상승세와 적지 않은 관련이 있다”면서 “집값이 개인 소득이 오르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한 탓에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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