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상규 위원장, '당신'이라 부른 박지원 의원에 "보자보자하니까" 호통
주로 높임말로 쓰이지만 싸울 때는 낮잡는 말
나이로는 여 위원장이 6살 어려…의원경력도 16년 차이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자유한국당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에 호통을 쳤다. ‘당신’이라는 표현에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두 사람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정계에 따르면 여 위원장은 11일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사회를 맡았다.

박지원 의원(왼쪽)과 여상규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사건은 박 의원이 여 위원장의 청문회 개입에 항의하면서 시작됐다. 여 위원장이 법원의 영장청구 기각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을 제지했고, 박지원 의원이 반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여 위원장이 “정치권에서 사법부 재판에 압력을 넣으면 안됩니다”라고 말했고, 박 의원이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게 뭐가 문제인가. 사회만 보면 되지, 당신이 판사야”라고 소리를 쳤다.

여 위원장은 박 의원에 “당신이라니. 정말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말이야”라며 3분 정회를 선언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당신’은 신당에 모신 신과, 듣는 이를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로 쓰인다. 박지원 의원은 후자의 의미로 당신이라는 말을 썼다고 볼 수 있다.

주로 당신은 상대방을 높이는 말로 사용된다. 부부 사이나 문어체에서다. ‘자기’를 아주 높여 이르는 말 뜻도 있다.

그러나 맞서 싸울 때에는 상대편을 낮잡아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로도 쓰인다. 맥락에 따라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국립국어원 설명이다. 박지원 의원도 여상규 위원장을 낮잡는 의미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박지원 의원이 여상규 위원장에 항의를 하면서 당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며 “상대방을 낮잡아 보는 의미로 쓰였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나이는 여상규 위원장이 1948년생으로, 1942년생인 박지원 의원보다 6살 어리다.

정치 경력도 박지원 의원이 여 위원장을 압도한다. 국회의원 경력만으로 보면 여 위원장은 2008년 18대 국회에서, 박 의원은 1992년 14대 국회에서 초선을 지냈다.

김재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