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현대차가 악재를 극복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현대차는 2분기 실적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노조 파업, 글로벌 시장 판매 부진 등 ‘4중고’에 시달리며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로 내수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지만 본격적인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판매량이 회복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개별소비세 인하에 내수 판매 증가

지난달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한 38만4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는 지난해 동기보다 7.4% 늘어난 5만9000대를 판매했다.

정부가 지난 7월 19일부터 승용차 등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5%에서 3.5%로 인하한 뒤 현대차의 내수 시장 판매량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경쟁사의 신차 출시가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끝나는 연말까지는 현대차의 수혜가 계속될 전망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별소비세 인하가 내수 시장 수요 회복을 이끌었다”며 “개별소비세 관련 프로모션을 강화한 현대·기아차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판매량 우려 지속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판매량이 회복돼야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가 반등을 위해서도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시장 판매량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선 글로벌 시장 판매량 회복세가 기술적 반등 이상의 상승을 이끌기에는 다소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북미 시장 판매량 증가는 싼타페 신차 출시에 따라 ‘반짝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지난달 미국 전체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한 148만2000대를 기록해 자동차 수요의 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김평모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시장에서 싼타페 출시로 도매 판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경쟁사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와 수요 둔화로 인해 본격적인 소매 판매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단기간에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중국 시장 수요 둔화 조짐

중국 시장의 분위기 전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중국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 줄어든 173만4000대로 3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위안화 약세 등으로 따라 소비 심리가 악화되면서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중국 판매량에는 높은 기저 또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완화에 따라 중국 판매량은 전달 대비 60% 증가한 8만5000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 판매량이 7만대 수준으로 예측되는 점을 고려하면 9월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해야 하는 셈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 수요 감소에 따라 하반기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위안화 약세 등 중국 소비 심리 약화에 따른 마케팅 경쟁 심화로 중국 사업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솔이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