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경화 IT세상

중국 화웨이가 국내에 세번째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바로 LG유플러스를 통해 단독 출시한 화웨이 Y6. 출고가 기준 15만 4000원으로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이다.

여기에 이통사 공시 지원금과 추가 지원금 혜택을 더하면 말 그대로 '공짜폰'이 된다. 성능은 뛰어나지 않지만 가격 경쟁력면에선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구매시 비용 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저가폰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매력적인 선택지다. 그야말로 중국 제조사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그대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게다가 초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출시 일주일만에 판매량 5000대를 돌파하며 잔잔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화웨이 Y6의 초반 판매량이 시사하는 바는 제법 크다. 비교적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에 배타적이었던 한국 소비자들이 가성비라는 요소에 충분히 지갑을 열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샤오미나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에 대해 닫혀있던 인식이 점차 열려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과 맞물려 중저가 단말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시장 트렌드 역시 한 몫했다.

여러모로 봤을 때 중국 제조사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좋은 시기다. 중저가 단말기로 시작해 점차 하이엔드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세계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의 위세는 엄청난 수준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자. 1위와 2위의 삼성전자, 애플 뒤로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가 맹추격하고 있다. 모두 중국 기업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정식 출시된 중국 스마트폰은 그닥 많지 않다. 화웨이 X3와 넥서스 6P, 화웨이 Y6정도다. 아직까지는 한 제조사의 플래그십 모델로 승부수를 띄운 사례는 없다는 뜻이다. 때문에 현재 하나의 현상처럼 대두되고 있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실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지는 확신할 수 없다. 중국 제품 특유의 저렴한 가격이라는 메리트를 제외하고, 고가형 모델로 승부했을 때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매력을 느낄지는 미지수라는 뜻이다. 그러나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이 주춤한 이 때, 화웨이처럼 여러 라인업을 갖춘 제조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여전히 알 수 없다.

작지만 복잡 미묘한 한국의 모바일 시장이 시험에 들었다. 중국 제조사의 파격 공세와 국내 제조사의 주춤하는 형세 속에 2016년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궁금해진다. 확실한 건 앞서 말했듯,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기 좋은 시기라는 것이다. 늘 프리미엄 스마트폰만 고집하던 한국 시장에 유례없이 많은 중저가 단말기가 판매되고 있는 시기가 아닌가.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의 성장세가 꺾이며 새롭게 발디딜 곳을 찾아 꿈틀거리는 통에 한국 시장에서 승자는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하경화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웹진 기어박스(www.gearbax.com)에서 모바일 분야 최신 소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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