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위),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김정희 기자] ‘손흥민ㆍ오지환도 면제 됐는데 방탄소년단도 병역 면제해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홈페이지에 이 같은 내용의 청원이 쏟아졌다. 최근 남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 순위 사이트인 빌보드차트에 올 해에만 두 번째 1위에 오르면서 팬들이 예술계 ‘국위선양’을 이유로 병역 특례를 주장한 것이다.

예술ㆍ스포츠계에 ‘병역 특례’가 큰 화두로 떠올랐다. 발단은 지난 2일 막을 내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야구ㆍ축구 국가대표팀이 금메달을 따 병역 특례 혜택을 받게 되자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병역법 시행령 제68조11 '예술·체육요원의 추천 등'에 따르면 올림픽에서 3위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1위 입상한 선수는 체육요원으로 편입돼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년간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면 병역을 마친 것으로 인정된다. 이번 대회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던 야구의 오지환(28ㆍLG)과 축구의 손흥민(26ㆍ토트넘)은 병역 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한국스포츠경제와 빅데이터 분석업체 Leevi는 아시안게임 야구ㆍ축구 결승전이 열린 9월 1일부터 지난 7일까지 ‘병역 특례’라는 키워드로 온라인 전체에 실린 글 5843건과 댓글 11만3711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부정적인 견해가 67%로 다수를 이뤘고, 긍정 의견은 33%에 그쳤다.

◇병역특례 전면폐지 주장의 근거는 ‘형평성’

부정 언급에서는 병역특례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84%로 압도적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으로 ‘한 번에’ 병역 문제를 해결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 의견의 대부분은 형평성을 지적했다. “운동선수뿐 아니라 모든 청년들이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국위선양이다”, “누구나 동등하게 군대에 가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나머지 16%는 병역특례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는 견해이다. 팀 종목인 야구ㆍ축구는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면 동등하게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 기존의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지만 결국 일부 공헌이 많은 선수로 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의견이다.

◇’방탄소년단 등 특혜 범위 확대’ 긍정 의견도

긍정 언급에서는 병역특례의 기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68%로 가장 많았다. 지난 3일 기찬수 병무청장이 “병역 특례 기준을 엄격히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할 방침”을 밝히며 언급한 ‘마일리지 제도’가 세부 의견으로 언급됐다. 스포츠 팬들은 “한 방에 특혜를 받는 것보다 마일리지제도 도입에 동의한다”며 “운동 선수와 예술ㆍ과학계를 아우르는 합리적 제도가 정립되면 한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마일리지 제도는 주요 국제 대회 참가와 선수별 공헌도 등을 차등 계산해 점수로 환산하고 기준 점수 이상을 채운 선수에게만 병역 특례 혜택을 주는 방안이다.

이 밖에 운동선수에만 국한하지 말고 빌보드차트 1위를 기록하며 국위 선양한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미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로 범위를 확대 하자는 의견(23%), 개인의 특기로 국가를 위해 국위선양한 보수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9%)도 나왔다.

한편 연관키워드에서는 아시안게임, 방탄소년단, 선수, 개선, 국가대표팀 등이 상위에 올랐고 오지환, 손흥민, 형평성도 많이 언급됐다. 채널별 언급분포는 뉴스가 38%로 가장 많았고, SNS 30%, 커뮤니티 18%, 블로그 14%순으로 나타났다.

자료 출처=Leevi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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