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이겨내고 헌신ㆍ희생한 '주장 손흥민'의 품격
혹사 이겨내고 헌신ㆍ희생한 '주장 손흥민'의 품격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09.13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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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KFA 제공
손흥민. /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지난 107일간 무려 19경기를 뛰었지만, 지치지 않았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캡틴’ 손흥민(26ㆍ토트넘) 얘기다.

손흥민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0-0 무승부에 공헌했다. 파울루 벤투(49ㆍ포르투갈)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최근 ‘혹사 논란’에도 손흥민을 선발 투입했다.

혹사에도 ‘프로페셔널’ 했던 손흥민

손흥민은 올 해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와일드카드),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을 오가면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 5월 28일 온두라스와 A매치 평가전부터 칠레전까지 쉴 새 없이 뛰었다. 지난 6월 A대표팀 소속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 그는 곧바로 소속팀 토트넘으로 복귀해 미국, 스페인 프리 시즌을 소화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로 가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속으로 17일간 7경기를 뛰었다. 한국 땅을 밟은 손흥민은 지난 7일 고양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치른 후 이날 수원에서 칠레전에 나섰다.

최근 4개월간 영국, 한국, 오스트리아, 러시아, 한국, 영국, 미국, 스페인, 영국, 인도네시아, 한국을 오갔다. 국경만 거의 10차례 넘었다. 향후 영국 복귀 일정까지 고려하면 이동거리만 7만6597km나 된다. 지구 두 바퀴 도는 셈이다. 엄청난 이동 거리와 시차 문제에 일각에선 부상을 우려, 그를 쉬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정작 손흥민은 칠레와 평가전 후 "나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많은 경기를 뛰었다"며 "혹사는 핑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 프로선수"라며 "축구팬들이 많이들 경기장을 찾으셨는데 ‘설렁설렁’이라는 단어는 입에도 담을 수 없다. 못 할 수는 있지만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스 손흥민’보다 성숙해진 ‘주장 손흥민’

‘주장 손흥민’은 ‘에이스 손흥민’과 확연히 달랐다. 그는 완장을 차고 ‘헌신’과 ‘희생’을 보여주고 있다. 골 넣는 데만 집중하는 ‘에이스’ 시절 그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득점에 실패하면 화를 못 이기며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들을 서슴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16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전이다. 당시 경기 후반 교체되면서 그는 물병을 걷어 찼다. 그때만 해도 과도한 승부욕을 보이며 불필요한 행동들을 했다. 그러나 지난 달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료들에게 공을 건네는 모습을 주로 선보였다. U-23 축구 대표팀 주장으로서 대회 도움왕에 오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손흥민은 벤투호에서도 기성용(29ㆍ뉴캐슬 유나이티드)을 제치고 완장을 꿰차며 동료들을 먼저 생각하는 패스 플레이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나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있다면 패스하는 게 당연하다. 개인적으로 칠레와 경기에선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황의조(26ㆍ감바 오사카)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털어놨다.

한준희(48) KBS 축구 해설위원은 12일 “체력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법한 상황인데도 좋은 경기력으로 주장으로서 모범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주장은 팀을 대표하고 가장 영향력이 큰 선수가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보는데 지금 손흥민은 그러한 선수다. 주장으로 임명된 게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한준희 위원은 “다만 손흥민 주변에 어떤 공격수, 어떤 미드필더가 와야만 그의 역량이 최고조로 될 수 있을지는 벤투 감독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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