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소비자의 일상에 호흡하며”…스포츠마케팅 표본이란 평가
비인기종목 후원 지속…‘정정당당’ 이미지 동질효과 기대

[한스경제=전근홍 기자] 금융권이 긍정적 이미지 제고와 영업효과를 극대화 할 목적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육체적·지적놀이’로써 ‘정정당당’이라는 정의로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수익창출을 극대화하려는 금융사 입장에선 스포츠 후원 활동을 자연스럽게 ‘CSR(사회적 책임활동)’의 일환으로 연결시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 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특히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종합 5위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4회 연속 2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위 등 한국스포츠가 강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이를 후원하는 금융권은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스포츠마케팅을 활용할 경우 브랜드가치뿐 아니라, 수익성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중이다. [편집자 주]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종목을 후원하는 KB금융그룹의 경우 스포츠 마케팅을 벌어들이는 유무형의 효과는 연간 수천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속적으로 후원해오고 있는 골프 한 종목에서 670억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2006년 피겨의 김연아 선수를 시작으로 봅슬레이(원윤종, 서영우), 쇼트트랙(심석희, 최민정), 스켈레톤(윤성빈), 피겨(박소연, 차준환), 컬링(국가대표팀) 등 동계스포츠 후원 영역을 크게 넓혀가고 있다.

이 같은 후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인 동계스포츠의 국제대회 성적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다. 지난 2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에서 봅슬레이의 원윤종 서영우 조는 또 다시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킴과 동시에 이번 2015/2016 시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스켈레톤의 윤성빈 또한 ‘세계선수권 대회’ 아시아 최초 은메달 획득에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이외에도 의성군 ‘마늘소녀’들이란 별칭을 얻은 컬링대표팀 역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KB금융의 후원으로 비인기 종목의 전 국민적 관심사는 여느 때보다 높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이 지난해 골프종목의 전인지 선수와 후원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있다./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은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도 전방위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인 ‘스프린트, 슬라럼, 용선(드래곤보트)’ 등 3개 종목과 카누의 다른 6개 종목인 ‘와일드워터, 마라톤, 폴로, 세일링, 투어링, 래프팅’을 후원하면서 국가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줬다.

KB금융그룹의 계열사인 KB국민은행 또한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및 2020 도쿄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3인제 농구 남녀 국가대표팀까지 후원할 계획이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이 지난 6월 김용빈 대한카누연맹 회장과 후원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B금융그룹

◆금융산업은 일상생활과 밀접…스포츠 후원 통한 ‘니치마케팅’ 활발

학계에서는 금융은 일상생활에서 뗄 수없는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스포츠 자체를 후원함으로써 동질효과를 노리는 니치마케팅(niche marketing)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의 ‘열정’과 ‘깨끗함’을 자신들의 상품에 접목해 수익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이란 것.

임언석 KT 브랜드전략 연구원은 “지난 사례를 보면 KB국민은행은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를 단순히 후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겨 Queen 연아사랑 적금’이라는 상품을 출시했다”면서 “스포츠 마케팅을 상품화해 고객 접점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얻은 금융권의 대표적 사례다”고 설명했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는 “금융산업의 마케팅 방식을 보면, 소비자의 시간을 빼앗고 출시한 상품을 각인 시키는 방식에서 마음을 빼앗는 방식 나아가 일상생활에 개입해 친숙한 이미지와 신뢰를 심어버리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며 “스포츠가 내포한 ‘정정당당’이란 이미지를 통해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금융사별 스포츠 후원 경쟁도 제법 치열하다”고 전했다.

전종우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흔히 3대 스포츠 이벤트를 들면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 선수권 대회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마케팅효과에 대한 측정방식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지만 경제적 파급효과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전종우 교수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때만 놓고 보더라도 KT가 공식후원사를 맡게 되면서 최대 1조 2800억원의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KB금융 역시 지속적으로 후원한 골프 종목에서 670억원의 파급효과를 거둬들인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욱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는 “스포츠로 브랜딩 하라는 말이 있는데, 스포츠를 통해 벌어들이는 경제적 효과를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일례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26조 4600억원의 경제적 효과 중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가 14조 7600억원에 달해 스포츠 후원은 경제적 파급 효과가 분명한 경영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전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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