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위 아마존 '알렉사', 바짝 추격하는 2위 '구글 어시스턴트'
삼성·LG는 타사 협업 가능한 '오픈 정책' 밝혀

[한스경제 허지은 기자] 인공지능(AI)과 만난 가전이 점점 ‘스마트’ 해지고 있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도 사물인터넷(IoT)과 로봇 등으로 무장한 다양한 AI 가전들이 눈길을 끌었다. AI 기능을 탑재한 가전제품이 늘고 있는 가운데 AI 플랫폼을 둘러싼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AI 플랫폼은 흔히 일컫는 ‘인공지능 비서’를 말한다. 삼성전자의 ‘빅스비(Bixby)’, LG전자의 ‘씽큐(ThinQ)’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하이 빅스비’로 인공지능 비서를 불러낸 뒤 ‘세탁기 좀 돌려줘’라는 명령을 내리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세탁기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아마존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알렉사(Alexa)'를 탐재한 인공지능 스피커 '아마존 에코'./사진=연합뉴스

◆ 1위 '알렉사' 맹추격하는 2위 '구글 어시스턴트'

현재 AI 플랫폼 업계 1위는 아마존이다. 아마존이 지난 2014년 발표한 ‘알렉사(Alexa)는 북미와 유럽 가전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에서 출시된 AI 스피커 740만대 가운데 500만대에 알렉사가 탑재됐다. 전체 AI스피커 10대 중 6대는 알렉사를 탑재했다는 얘기다.

2위인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의 추격도 매섭다. 알렉사보다 두 해 늦은 2016년 5월 발표된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의 방대한 데이터와 음성·언어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가전업계와의 제휴를 늘리고 있다. 지원 언어 역시 알렉사는 영어와 독일어에 불과한 데 반해 구글 어시스턴트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 중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빅스비’와 ‘씽큐’를 개발했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LG전자는 최근 구글 홈과의 연동 계획을 발표하며 자사 제품에 타사 AI 플랫폼을 적용하겠다는 ‘오픈 정책’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 역시 타사와의 협력여부를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과제로 남아

인공지능이 탑재된 ‘스마트 가전’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인 성향으로 알려진 지멘스, 아에게(AEG), 밀레 등 유럽 가전업계도 아마존과 구글의 AI 플랫폼을 탑재한 냉장고, 세탁기 등을 선보였다. 특히 국내의 경우 가전과 반도체 세계 시장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나 사생활 침해 문제는 논란의 여지로 남아있다. AI가 수집하는 방대한 데이터 중에는 개인의 생활 패턴이나 취향은 물론 건강 기록까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킹 등으로 AI 플랫폼이 모아둔 데이터가 빠져나갈 경우 2차, 3차 피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한 정보통신(IT)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시대는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 판도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감도 있을 수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보안과 관련한 정책,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술을 맹목적으로 신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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